"'진짜 사랑' 보이겠다"

1995년부터 충무로 시장을 떠나 독립 영화제작을 고집해 왔던 박철수(55) 감독이 독립 선언 8년 만에 처음으로 충무로 토착자본인 합동영화 ㈜서울극장(대표 곽정환)이 참여하는 영화 '그린 체어(Green Chair)'를 제작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지난달 22일 크랭크인에 돌입해 대전·충남지역에서 올로케로 촬영되는 저예산 영화로, '우울하고도 다소 코믹한 멜로물'이라는 박 감독의 새로운 시도가 실험되는 영화다.

다음은 박 감독과의 일문일답.

-통속적인 불륜과 다름없는 주제와 소재를 택한 것은 박 감독의 기존 영화에서 맥을 벗어난 느낌인데.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내 영화는 먹고 마시고 배설하고 죽고 사는 일상적인 삶의 궤적들을 들여다보는 것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성(性)이라는 문제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너무나 일상적이면서 매우 중요하고 자연스러운 영역이다. 모두 드러내기를 꺼리지만 조금 디테일한 인간사의 아이템 중 하나일 뿐이다."

-자칫 포르노그래피나 에로영화로 흐를 위험성이 크지 않은가.

"남녀간의 감정에 충실한 멜로물인 이상 포르노그래피적이며 에로틱한 시각적 영화기법을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러나 작품성 면에서는 차별적이다. 여성의 인격이나 성권리를 완전히 무시하는 포르노나 삼류 에로물과는 완전히 반대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 중점을 둔 '성'에 대한 화두는 무엇인가.

"시대와 사회 변화에 따른 (연령대를 초월한) 성심리 변화를 반영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기존 멜로물처럼 남성 중심의 권위에 얽매인 성표현이나 성관계 대신 여성의 성권리나 성적 욕망을 적극적으로 담보해 내는 대사와 장면을 고스란히 살리고자 한다. 또 '진짜 사랑'에 대한 세속적 지탄에 맞서 당당할 수 있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그린다는 점에서 대안적 페미니즘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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