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 천주교 성지 소개

▲ 충남 공주 황새바위 성지

가톨릭 교회의 최고 지도자, 프란치스코 교황(78)의 방한이 확실시되고 있다. 천주교 측에 따르면 교황청 실사단은 지난 2월 중순 서울과 대전 등 방한이 예정된 지역을 비밀리에 시찰했다.

교황 방문 예정지역인 당진시도 한국 천주교의 발생지인 '솔뫼성지' 주변 정비를 위해 국비를 요청했다. 25년 만에 한국을 찾는 교황 덕분에 많은 신자와 국민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8월 대전에서 열리는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이 점쳐지고 있는 상태다. 이에 본지는 교황 방문 예정지로 꼽히는 솔뫼성지를 비롯해 충청권의 천주교 성지를 소개한다.

▲ 충남 당진 솔뫼성지
1 충남 당진 솔뫼성지

드넓은 당진지역 평야를 안고 있는 솔뫼는 소나무가 빽빽하게 숲을 이룬 곳이다. 솔뫼는 한국인 최초의 신부, 피의 순교자 김대건 안드레아가 유년시절을 보낸 곳으로 더욱 유명하다. 김대건의 집안은 4대가 천주교를 믿어오다가 박해를 받아 모든 것을 잃었다. 천주교와 충남도는 그의 순교와 상징성을 받들어 생가를 복원해놓고 기념관을 짓는 등 각고의 노력을 보이고 있다. △주소 : 충남 당진시 우강면 송산리 124(솔뫼로 132) 문의전화 : 041-362-5021~2, 홈페이지 : http://www.solmoe.or.kr

▲ 충남 아산 공세리 성당
2 충남 아산 공세리 성당

한 폭의 그림 같은 전경의 공세리 성당은 일반인들에게도 익히 알려진 곳이다.

아기자기한 전경 덕분에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엄연히 성지다. 신유(1801년)·병인박해(1866년) 때 32인의 순교자를 배출하고, 피정객들이 연간 3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천주교 교리교육을 집중하고 있다.

공세리 성당의 역사는 1785년 조선의 박해를 피해 살던 집단촌이 그 시작이다. 결국 이곳도 박해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하고 순교했다. 32인의 순교자들의 유해는 대부분 이곳의 순교자 현양탑에 모셔져 있다. △주소 : 충남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성당길 10, 문의전화 : 041-533-8181, 홈페이지 : http://www.gongseri.or.kr

▲ 충남 당진 신리성지
3 충남 당진 신리성지

한국 천주교회 초기부터 신자와 순교자를 끊임없이 배출한 대표적인 곳이다.

이곳엔 성 손자선 토마스의 생가와 조선의 제5대 교구장 성 다블뤼 안 주교의 주교관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2006년에 지은 성 다블뤼·성 손자선 기념성당은 가톨릭 교회가 내세운 고딕양식이 아닌 현대식 건축양식으로 축성됐다. 성지 인근에는 32기의 머리 없이 발견된 무명 순교자의 묘와 14기의 손자선의 가족 순교자 묘 등 40여기에 달하는 순교자 묘가 공동으로 안장돼 있다. △주소 : 충남 당진시 합덕읍 신리 63-3, 문의전화 : 041-363-1959

▲ 충남 공주 황새바위 성지
4 충남 공주 황새바위 성지

공주에 자리 잡은 황새바위는 예부터 천주학 죄인들의 처형지로 사용됐다. 명칭의 유래는 공개처형이 있는 날이면 맞은편 산 위에서 흰 무명옷을 입은 사람들이 병풍 모양으로 구경을 했다고 해서 전해진 것에서 기인한다. 황새바위 곳곳에는 구멍이 숭숭 뚫린 형구돌이 놓여있는데, 이것은 죄수의 목에 옭아맨 다음 잡아당겨 교수형에 처하는 데 쓰인 아픈 역사의 단면이다.

이렇게 죽어간 순교자들의 시체는 황새바위 앞 제민천과 밭에 버려졌다고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순교자 수는 248위이며, 10세에 순교한 김춘겸의 딸이 가장 어리다. 황새바위는 1879년부터 100여년 동안 무참한 순교를 당하면서 신앙을 지킨 거룩한 곳이다. △주소 : 충남 공주시 금성동 6-1, 문의전화:041-854-6321, 홈페이지:http://www.hwangsae.or.kr

▲ 충남 서산 해미성지
5 충남 서산 해미성지

해미 순교성지는 천주교의 박해가 심해지던 1790년부터 100여년 동안 수천 명이 처형된 곳으로 전해진다. 조선 중기부터 무관이 현감을 지내면서 이렇다 할 공적을 세우지 못하자 천주교인을 잡아 독자적으로 처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대건 신부의 증조부도 이곳에서 10년간 옥살이를 하다 죽었다. 박해의 흔적은 성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게 '진둠벙(웅덩이)'으로 불리는 곳이다. 진둠벙의 뿌리는 천주교 신자를 빠뜨려 죽이던 '죄인 둠벙'이다. 둠벙은 많은 교인을 처형할 때 매장이 쉽도록 만든 것이었다. 현재도 이 명칭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주소 : 충남 서산시 해미면 읍내리 274-10, 문의전화:041-688-3183, 홈페이지 : http://www.haemi.or.kr

▲ 충북 진천 배티성지
6 충북 진천 배티성지

배티성지에는 한국 최초의 신학교 마을이 있었다. 이는 곧 가톨릭대학의 효시가 됐다. 한국의 두 번째 신부인 최양업(토마스)이 선종하는 때까지 12년간 한 달에 나흘 정도 머물며 신자들을 보살피던 곳으로 유명하다.

1849년 귀국한 최양업은 경기도와 전라도, 경상도와 강원도를 돌며 복음을 전파하다 과로와 장티푸스가 겹쳐 만 40세인 1861년 세상을 뜬다.

이후 최양업의 유해는 충북 제천의 베론성지로 옮겨져 안장됐다. 배티 인근에는 유·무명 순교자의 묘소가 산재해 있다. 6인 묘와 14인 묘가 그것인데 천주교는 이들의 무덤을 묵주처럼 엮는 줄무덤 형태로 보존하고 있다.

△주소 : 충북 진천군 백곡면 양백리 배티성지, 문의전화:043-533-5710, 홈페이지 : http://www.baithi.org

▲ 충북 괴산 연풍성지
7 충북 괴산 연풍성지

조선 중기, 연풍지역은 선조들이 박해를 피해 경상도로 피신하던 골목이었다. 신자들은 고갯길 어귀에 있는 바위틈과 동굴에서 틈틈이 기도를 올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연풍성지는 천주학을 버리지 못해 자신의 목을 작두날에 들이밀었던 성인 황석두(루가)의 고향이다.

황석두는 결국 1866년 충남 보령의 갈매못에서 생을 거둔다. 그 해에는 병인박해가 일어나 전국으로 수많은 신자들이 시퍼런 칼날에 목숨을 잃었다. 이곳에서도 14인이 참수나 교수형에 처했다. △주소 : 충북 괴산군 연풍면 삼풍리 187-2, 문의전화:043-833-5061, 홈페이지:http://www.ypseongi.org.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 참고서적 : 한국의 성지 순교자의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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