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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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52 http://blog.daum.net/524co

친정 엄마의 손맛 그대로 딸에게 이어지길 바라보며 담아본 열무김치. 해마다 이맘때면 봄동 겉절이와 함께 ‘열무김치’가 슬슬 생각 나기 시작 한다. 잘익은 김장 김치 한폭 꺼내 놓고 밥상머리에서 손가락으로 쭉쭉 찣어 뜨신밥에 한술씩 얻어 먹는 것도 맛있지만….

왠지 이맘때면 작은 텃밭에 헌 비닐 씌워 무공해로 키워 생긴대로 길죽하게 담아주던 울 친정 엄마의 손맛이 가득했던 열무김치. 나도 내딸에게 자주 담가주곤 했었는데….

어제 저녁에는 딸에게 톡톡이가 오더니 “엄마~ 엄마가 해주는 버섯찌개도 먹고 싶고, 무우국도 먹고 싶고, 음~~도라지 무침, 그리고 제일 먹고 싶은 것은 열무김치” 하더라구요. 에구~객지에서 4년째 혼자 자취 생활 하면서 매일 빵 아니면 식당밥, 패스트푸드만 먹더니.

제가 “화요일 정도에 함 서울갈께” 했더니 갑자기 엄마의 손맛이 그립다구 어리광이더라구요. 내가 직접 키운 것은 아니지만 마트에 들러 열무랑 몇가지 밑반찬 거리를 사왔다지요. 그리고 오늘은 제일 먼저 열무김치을 담가 보았어요. 옛날 옛날 나 어릴적 울엄니가 해주던 그 비법 그대로요.

한겨울인데도 열무가 얼마나 연하고 좋은지 길이도 제가 딱 원하는 만큼 이기에 열무는 무우꼬리만 살짝 잘라 내고 다듬 다듬~~다듬은 후 살짜기 반으로 주~욱 갈라 주었지요. 봉황네 가족들은 열무김치도 배추김치도 모두 길게 담아야 제맛이라기에 오늘도 열무 생긴대로 담가 봅니다.

다듬어진 열무는 흐르는 물에 3번 정도 깨끗히 헹구었어요. 깨끗히 씻은 열무는 소금에 살짜기 절여둔 후 쪽파와 마늘, 매운고추, 양파도 다듬어 씻어 놓았구요. 가을에 못난이 고추 말려 두었던 것도 살짜기 물에 적신 후 마늘과 함께 믹서에 휘~~리릭 갈아서, 준비해 두었던 채소들도 길죽 하게 썬 후 까나리 액젓도 1컵 정도 넣고, 고추가루와 함께 설탕 조금, 매실엑기스 조금 넣은 후~~~휘리릭~.

간 고추가 얼마나 매운지 재채기 연신 하면서 휘릭~~휘릭~열무가 상하지 않도록 조심 조심해 서너차례 뒤집어 주니~~

색도 곱고 맛도 고운 것이 모레 정도는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을듯 합니다. 우선 딸아이 에게 가지고 갈 것부터 한통 담아 놓고, 2월에 담아 보는 열무 김치 인증샷~~ 옛날 옛적에 친정 엄마가 담가주던 열무김치 어깨 너머로 쳐다만 보았을 뿐이었는데. 지금 내 손맛에서 친정 엄마의 맛이 나는 것 보면 정말 신기 합니다. 그리고 나 자신도 자꾸만 엄마를 닮아 가는 모습에 피식 웃어 보면서~~~

지금은 철없이 엄마가 해주는 음식이 제일 맛있어 하면서 받아 먹는 우리딸도 훗날 자신의 아이들에게 음식들을 만들어 주면서 나를 기억 해주겠지~~생각하니 어느새 세월이 이렇게 흘렀나 싶습니다. (이 글은 2월 24일 작성됐습니다.)

오이농부의 꿈과 도전과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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