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향만리] 고물로 나눔실천… 윤여정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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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정성이지만 좋은 일에 쓰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몰랐는데 갈수록 보람이 큰 것 같아요.”

지역의 한 공사장 식당에서 근무하는 윤여정(32·대전 유성구·사진) 씨는 매일 고철과 폐지를 모으는 부업을 하고 있다. 식당에서 나오는 각종 폐지와 고철을 모아 고물상에 전달하면 약간의 판매금을 받는데 그대로 자신의 저금통에 넣는다. 이렇게 모아진 배부른 저금통은 대전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에 전달돼 한부모 학생의 든든한 후원금으로 쓰여진다.

지난해 3월 윤 씨는 쌀장사와 식당일을 하면서 부업으로 고철과 폐지를 줍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용돈벌이로 시작했다던 윤 씨는 문뜩 좋은 일에 사용해보자는 생각에 몇 개월 간 정성스럽게 모은 저금통을 아는 동생이 근무하는 기독교사회복지관에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이렇게 작은 정성을 모아 지난해 2차례 전달됐고, 지금도 매일 날씬한 저금통을 살찌우는데 열중하고 있다.

특히 복지관이 윤 씨와 한부모 가족인 중학생과 결연을 맺어주면서 그 책임감은 막중해 졌다고 한다.

어린 시절 가정불화로 할머니 손에서 커야했다던 윤 씨는 자신과 비슷한 환경 속에서도 모범적으로 생활하는 학생을 통해 오히려 배우는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보람은 마약보다 중독성이 강하다는 말이 있듯 최근 윤 씨는 폐지 줍는 일 외에도 헌옷 수집에도 열심이다. 주위에 널린 헌옷을 수집해 복지관에 전달하면 어려운 이웃들의 따뜻한 겨울나기에 사용되고 있다.

젊은 사람이 폐지를 줍고 헌옷을 수거하는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하던 주변 사람들도 이제는 윤 씨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식당 사장님은 알아서 폐지를 모아두고, 동호회원 등 지인들은 평소 자신이 입지 않는 헌옷을 잘 정리해 윤 씨에게 전달한다.

너무나도 각박한 현대사회에 한 젊은이의 따뜻한 선행이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돼 ‘모두 함께’ 라는 참여복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폐지와 고철, 헌옷이 더욱 많아져 많은 이웃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던 한 젊은이의 미소를 통해 아직 시작되지 않은 따뜻한 봄마저 느껴졌다.

윤 씨는 “너무 작은 일에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게 부담도 되지만, 누군가를 돕는다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며 “새벽부터 부지런히 모아야 하기 때문에 몸은 힘들지만, 그에 따르는 성취감과 보람은 물론 나 자신이 더욱 밝아지는 걸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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