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학생들을 집단으로 등교시키지 않고 있는 천안지역의 한 종교마을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13일자 6면 보도>

기도원 등의 종교시설에서 감금당하거나 인권침해를 받았다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 학생들도 합숙생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경찰과 지역종교계 등에 따르면 천안 동남구 광덕면 소재 한 마을에서 초·중학생 수십여명이 지난 4일부터 집단으로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영성마을'이라고 알려진 이 마을이 형성된 것은 지난 1989년부터다. 초기 기도원 형식으로 운영되다 전국 각지에서 신도가 모여들면서 현재는 650여명이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마을 구성은 목회자 135여명에 신도 510여명으로 구성됐으며 신도들은 주로 기초생활수급자 등 전반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이들로 전해진다.

대표는 박모(62세 추정·여) 목사가 원장 형태로 맡고 있으며 '글로벌 회개 영성교회'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천안시기독교연합회에는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은 군소교단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블로그나 카페에서는 해당 목사에 대해 비판하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지역 종교계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선교센터 식으로 운영되다 마니아층이 생기면서 세력이 커진 것 같다"며 "극단적인 '영성주의'나 '신비주의'를 표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자가 최근 마을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관계자는 "책임자를 만날 수 없다"며 추가적인 질문에 대해 답변을 피했다.

학생들은 현재 합숙형태로 지내고 있으며 일부 학교를 나가는 학생들도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경찰에서도 12일 학생들이 합숙하고 있는 현장을 방문, 건강상태 및 현황 파악에 나섰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아이들은 학교를 가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들떠 있는 모습이었다"며 "통학문제 등의 이유로 자체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는 관계자의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집단 등교거부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교육당국은 학부모들과의 지속적인 면담이나 학교 총동창회 등을 통해 등교를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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