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프로즌'의 타이틀곡 '렛 잇 고'(Let It Go)가 국내 음악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인지도가 높은 국내 가수들의 강력한 신곡 공세에도 쉽사리 기세가 꺾이지 않는 분위기다.

'렛 잇 고'는 7일 기준 멜론, 올레뮤직, 지니, 싸이월드뮤직, 몽키3 등 여러 음원 사이트의 실시산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엠넷, 벅스, 소리바다 등에서도 최상위권이다.

지난달 16일 개봉한 영화가 호평속 흥행 가도를 달리면서 노래도 덩달아 음원 차트에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속속 1위까지 거머쥐며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인기를 키워가고 있다.

이 곡은 지난달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며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서는 '라이온킹'과 '포카혼타스'에 이어 19년 만에 빌보드 차트를 석권했다. 하지만 기간이나 기세의 측면에서 한국에서의 인기가 더욱 폭발적이다.

이제는 오히려 노래의 인기가 영화의 흥행을 이끄는 분위기다.

멜론 관계자는 "팝송이 종합 순위 최상위권에 오르는 일 자체가 많지 않은데 외국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OST 수록곡이 이렇게 1위를 차지하는 경우는 전례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영화나 드라마의 OST가 시청자의 높은 관심을 얻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음원 사이트가 활성화하며 콘텐츠의 확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래의 인기가 치솟으며 가수들의 커버도 잇따르고 있다.

그룹 씨스타의 효린이 영화 마지막에 흐르는 정식 한국어 버전 '렛 잇 고'를 불러 음원을 출시했고 에일리, 이해리, 이유비, 손승연, 은가은 등이 경쟁하듯 이 곡을 무대에서 선보이거나 부르는 영상을 공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최근에는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2연패를 노리는 '피겨 여왕' 김연아의 경기 영상을 '렛 잇 고'에 맞춰 편집한 누리꾼의 영상까지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베테랑 뮤지컬 배우 이디나 멘젤(Idina Menzel·43)이 부른 노래는 영화 중반 손대는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공주 엘사가 산으로 도망치며 부르는 노래다.

멘젤은 유명 뮤지컬 '렌트', '헤어', '아이다', '위키드' 등에 출연했으며, 1998년부터 네 장의 앨범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다.

노래는 주인공의 외로움과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가사가 점차 고조되는 전개의 멜로디와 효과적으로 어우러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배우(캐릭터)의 연기가 손에 잡힐 듯한 역동적인 뮤지컬 특유의 창법이 화려한 오케스트라 반주와 합쳐져 반복되는 가사 '렛 잇 고'('다 잊어'·'내버려둬'로 해석)의 메시지를 인상적으로 전달한다.

노래를 만든 로버트 로페즈, 크리스틴 앤더슨 로페즈 부부는 앞선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멘젤의 목소리와 영화 캐릭터 엘사의 상황을 고려해 노래를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우선 크게 흥행한 '겨울왕국'이 '음악영화인 만큼 OST 음악도 인기를 끌기 유리한 여건을 갖췄다. 여기에 일반적인 발라드곡과 달리 '렛 잇 고'라는 통쾌하게 부를 수 있는 강렬한 코러스가 있어서 가수로서도 부르는 맛이 있는 곡"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여성이 자유로움을 선언하는 내용의 자기결정적 가사가 담은 메시지도 확실해 가창력이 있는 여가수라면 누구나 도전해 보고 싶을 것"이라며 "이런 여러 차원이 함께 작용해 흥행을 가속화한다고 본다"덧붙였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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