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향만리]
대전시교육청 학생상담 자원봉사자 정미란 씨
10년간 마음아픈 사연 다독
제자리 찾는 아이보면 뿌듯
‘행울림’직업정보 멘토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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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훈계가 아닌 조언으로 이끄는 사람이 있다.

대전시교육청에서 ‘학생상담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는 정미란(53·사진) 씨는 10년 넘게 아이들의 불만사항을 경청하며 다독이고 있다.

그는 자녀의 학교에서 운영위원장, 학부모회장 등을 거치면서 학교 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직접 경험한 것이 본격적인 활동의 계기다.

10여 년의 세월동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아이들과 상담하고, 그들에게 ‘더 나은 길’을 찾아주는 과정에서 정 씨가 느낀 것은 단 하나.

같은 눈 높이에서 아이들을 품어야 그들이 다가올 수 있다는 것.

정 씨는 “상담을 받는 아이들에게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느냐고 물으면 많은 아이들이 ‘집과 학교에서 사람취급을 안 해요’라고 답합니다”라며 “훈계와 잔소리로 교육을 하고 있다는 거예요. 마냥 편 들어주는 것은 안 되지만 아이들의 아픈 마음을 보듬어 줄 사람도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정 씨의 봉사에는 뜻 깊은 결과가 따랐고, 그 속에서 찾은 보람도 적지않았다. 그 중심은 아이들과의 소중한 인연이다. 상담을 마치고 제자리를 찾은 많은 아이들과 여전히 인연의 끈을 이어가는 정 씨는 아이들의 희망어린 연락을 받을 때마다 반갑다. ‘선생님 밥 사주세요’라는 아이들의 애교어린 말에 마음이 푸근해지는 그다.

아이들을 위한 정 씨의 활동은 이 뿐만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직업 정보 강의와 멘토링을 해주는 ‘행울림’ 모임 활동이 정 씨의 또 다른 봉사활동이다.

정 씨는 지난해 초 뜻을 함께하는 각계 지식층 8명과 함께 행울림을 만들고, 이들을 직업정보에 목마른 일선학교의 아이들과 연결해 주고 있다.

총 9명인 행울림 소속 인원과 이들이 가진 인적네트워크를 합하면 아이들이 원하는 온갖 직업들의 정보를 선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마음이 아픈 아이들과은 물론 자신이 어느 길로 가야할지 알지 못하는 아이들까지,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모든 아이들은 제가 가진 마음의 재산입니다. 아이들도 저를 큰 재산으로 여기고 조언을 구해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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