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하고 한심하다. 분주하고 고달프게 소를 타고 소를 찾고 있네. 신기하고 신기하다. 어리석음에서 깨어나보니 사람이 그대로 오롯한 붓다이네."

대한불교조계종은 27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에서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성과 쇄신 결사 3주년 기념법회'를 열었다.

2011년 1월26일 시작한 자성과 쇄신을 위한 수행·문화·생명·나눔·평화 등 5대 결사의 성과를 돌아보고 제2기 결사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결사(結社)란 한국 불교의 고비 때 있었던 자성운동이다. 1947년 성철·우봉·보문·청담·향곡·월산 스님 등이 부처님 법대로 살자며 벌인 '봉암사 결사'나 고려말 보조국사 지눌의 '정혜 결사' 등이 대표적이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치사에서 "처음 결사를 제안할 때는 형식으로 그치는 게 아닌지, 지속할 수 있을지 우려와 불신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신뢰받는 종교로 거듭나기 위해 대중공사와 야단법석, 1천일 정진을 하고 한진중공업과 쌍용자동차, 제주 해군기지 등 사회 갈등 해소 노력도 벌여왔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또 종단 차원에서 노동 문제를 전담하는 노동위원회를 설립하고 종교평화선언도 추진했다.

자승 스님은 "이제는 쇄신 결사가 교구와 사찰, 스님과 신도가 함께 주인이 돼 정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결사의 내용을 지역과 계층별 특성에 맞게 자발적이고 창의적으로 마련해 저마다 '붓다로 살아가자'는 발원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사를 한 단계 끌어올려 부처처럼 살자는 운동으로 승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장 도법 스님은 "처음 하는 일이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이른바 '승풍실추' 사건에 휩싸여 만신창이가 되기도 했다"면서 "사부대중의 원력과 참여 덕분에 비틀비틀하면서도 오늘까지 올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도법 스님은 "그동안 다양하게 제시된 사부대중의 지혜와 뜻을 녹여 '중도로 본 본래 부처와 동체대비론'으로 정리하고 그 정신을 담아 '붓다로 살자'라는 싹을 틔웠다"며 "우리 자신과 한국 불교, 사회를 위해 흔들림 없이 정진하자"고 제안했다.

조계사 신도들은 '붓다로 살자' 동참 선언문에서 "우리 모두가 붓다임을 한시도 잊지 않고 온 세상이 생명평화공동체가 되는 날까지 쉼 없이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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