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향만리] 김현정 한마음면옥 대표
음식점서 먹고 자며 비법 배워
1996년 개업…언제나 문전성시
어버이날엔 어르신들 식사대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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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한마음면옥 대표(60·사진)에게 ‘냉면’이란 인생 그 자체다.

가난한 시골집 7남매의 다섯째 아들로 태어난 김 대표는 열여섯살때 어려운 형편에 입 하나 덜자는 심정으로 고향인 충남 부여를 떠났다.

혈혈단신으로 도착한 낯선 도시 대전. 그러던 중 그는 대전에서 가장 유명한 냉면집에 가면 일하면서 숙식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970년, 그렇게 그와 ‘냉면’의 긴 인연은 막이 올랐다. 매일 손님방 한켠에서 쪽잠을 자고 일어나 음식점 구석구석을 쓸고 닦는 건 막내인 그의 몫이었다.

가장 늦게 잠들고 가장 일찍 일어나면서 성실함을 인정받아 초고속으로 주방에 입성한 그의 머릿속엔 냉면 기술을 배워 이 분야의 장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야채 썰고 설거지하며, 곁눈질로 익힌 냉면 노하우를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그의 나의 스물한살, 업계 입문 4년 만에 그는 대전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냉면집의 주방장이 됐다.

스물 여섯에 결혼해 100만원짜리 전세방을 마련하기 전까지 그는 식당에서 자고, 먹고, 일했다. “정말 힘들었죠. 그렇지만 건강한 몸으로 하루를 열심히 살다보면 분명 더 나은 미래가 올 거란 믿음을 버리지 않았어요.”

1996년, 마침내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 건 냉면집을 차렸다. 그에겐 부모같던 주인 부부의 배려로 가능한 일이었다. 김 대표의 냉면 맛을 따라 쫓아온 단골도 적지 않았고, 그의 식당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지금 한마음면옥 주방엔 그의 두 아들이 있다. 스스로 가업을 잇겠다던 아들들은 인생의 가장 큰 보람이다. 그는 매년 어버이날이면 서구의 어르신들을 모셔 음식을 대접한다. 배를 채우기 위해 하루를 버티던 젊은 시절의 자신과 그런 그를 기다리던 부모님. 그 시절을 다 지나온 지금 그에게 ‘음식’이란 더이상 생계 수단만이 아닌 ‘사랑’이고 ‘나눔’이다.

본인의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싶다는 김현정 대표. 그의 냉면 국물만큼이나 그는 깊고 소탈한 사람이었다.

최예린 기자 floy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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