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유병로 한밭대 건설환경조형대 학장

세종시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립대학이 없다. 지식 정보화 시대에서 대학의 역할은 매우 크며 국립대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어서 세종시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국립대는 첫째, 정책적으로 국가에 필요한 인적자원, 즉 사회적 수요가 적지만 필수적인 분야, 미래 수요를 위해 장기적으로 육성할 분야, 그리고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거대과학분야로서 사립대학이 추진하기 어려운 분야를 담당 한다.

둘째, 지방정부와 연계하여 세종시처럼 특수한 수요를 담당할 전략적으로 필요한 학문분야의 특성화가 유리하다.

셋째, 시장경쟁 원리에서 회피되는 기초 및 순수학문분야 등 학문의 균형발전을 위한 기초·보호학문 분야를 육성한다.

넷째, 소외계층, 경제적 약자에 대한 고등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세종시는 교육과 연구의 중심도시, 그로벌 국제기능도시, 첨단산업 도시는 물론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 기능지구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대학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전국 50여개의 국립대학 중 하나도 세종시에는 없는 지역적 정서도 고려해야 한다.

울산이나 인천도 국립대 유치는 오랬동안 지역의 숙원사업이었다. 울산은 2002년 대통령 공약으로 추진하여 우여곡절 끝에 2009년 울산과학기술대라는 이름으로 개교했다. 또 인천시는 2012년 인천시가 운영하는 인천대를 국립대로 전환하여 마침내 국립종합대학이 없는 설움을 해소하였다.

이제 세종시만 남았다. 2004년 공주대, 충남대, 충북대 등 충청권의 통합국립대 논의가 있었고, 2011년에도 충남대, 공주대, 공주교대의 통합 및 세종 융·복합 캠퍼스 조성을 위한 통합추진위원회가 가동되기도 하였으나 무산되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의 세종시 이전은 오래전부터 정치권에서 논의 되었으나 2010년 서울대 학내 반발로 무산되었다. 또 2012년 새누리당은 서울대의 세종시 이전을 검토하였으나 최종적으로 공약화되지 않았다. 서울대 병원 분원이라도 설치되기를 희망하였으나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KAIST, 고려대, 충남대, 공주대, 한밭대 등이 정부에 세종시 입주 신청을 한 상태로 이들 중 2개교를 승인할 계획이다.

세종시 국립대 설치는 지금부터 서둘러야 하며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 지역의 자족기능 및 산학협력을 지원하고 대덕특구와의 첨단 기초과학기능을 연계할 강소 국립대학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방안을 살펴본다.

현재 대입정원 감축으로 대학신설은 불가능하므로, 우선 그동안 검토해 왔던 서울대의 일부 캠퍼스 이전을 재검토하거나, 현재 입주신청을 하고 있는 충남대, 공주대, 한밭대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융·복합 캠퍼스를 조성하는 방안이 있다. 또 이·공계 중심의 한밭대를 단계적으로 세종시로 이전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물론 국립대를 유치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며, 세계적 명품 대학이 될 수 있도록 중장기 플랜을 세워서 엄격히 관리하고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뒤따라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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