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로]

? ?
?

▶총칼이 난무하는 무법천지 만주에서 조선의 풍운아 세 명이 '개(犬) 타고 오토바이 장사'하는 식의 영화가 있었다. 이름하여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다.

그런데 요즘 대한민국엔 좋지도, 나쁘지도, 이상하지도 않은데 말도 섞기 싫은 '지겨운 놈'들이 있다. 바로 정치족(族)이다. 아무리 정치가 생물(生物)이라지만 해도 해도 너무 한다.

봄에 시작한 NLL(서해북방한계선), 빨갱이, 혼외자식,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사초(史草), 국정원 댓글 논란이 여름, 가을을 지나 냉기의 계절로 가고 있다.

야당이 '투쟁'하면, 여당은 '투정'좀 하지 말라며 싸우는 꼴이다. 민심은 증발했고 민생은 소멸 중이다.

▶식감이 좋은 황복은 중국 월나라 미녀 서시의 젖가슴처럼 부드럽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맛이 뛰어날수록 독성도 강해 1마리 독이면 30명의 목숨을 앗아간다. 때문에 소동파는 '죽음과도 바꾸지 못할 치명적인 맛'이라고 했다.

'더러움'의 대명사로 불리는 돼지는 결코 더럽지 않다. 천방지축 같아 보이지만 정해진 곳에서만 배설하고, 식충이처럼 보이지만 새끼부터 먹인다. 이들이 불결해 보이는 것은 땀샘이 없어 진창에 자주 뒹굴기 때문이다. 맛있으나 독한 황복, 추하지만 도타운 돼지, 그리고 더럽게 식탐만 부리는 정치, 누가 더 밉상일까.

▶중세 유럽에선 재판 대신 결투를 선호했다. 명예와 모욕에 상처받았을 때 ‘법’보다는 ‘주먹’을 택했던 것이다. 러시아 시인 푸시킨은 미모의 아내와 형부 사이에 염문이 돌자 결투에 나섰다. 그러나 상트페테르부르크 강변 눈밭에 쓰러져 죽은 것은 정작 본인이었다.

술독에 빠져 살던 마르크스도 권총 결투를 하다가 죽을 뻔했고, 링컨도 정적(政敵)을 조롱하는 글을 익명으로 신문에 냈다가 결투에 휘말렸다. 그 사건 이후 링컨은 결코 남을 헐뜯지 않았다고 한다. 법을 만드는 국회여, 언제까지 무법자로 언저리만 배배 돌건가.

▶'개가 풀 뜯어먹는 소리'는 말도 안 되는 말을 가리킨다. 여기서 개풀은 개(犬)가 아니라 '갯가에 난 풀'이다. 때문에 옳은 표현은 '개풀 뜯는 소리’다. 개뿔도 ‘개의 뿔’이 아니라 ‘개의 불(불알)’을 말한다. ‘쥐뿔도 모른다’고 할 때도 쥐뿔은 ‘쥐의 불알’이니 결국 ‘쥐좆도 모른다’는 뜻이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체하는 사람들을 빗대는 말이다. 정치하면 이런 생각이 든다. '개뿔도 없으면서 개풀 뜯는 소리만 하고 자빠졌네.’

나재필 편집부장 najepil@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