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청 한국어교실 2007년부터 5개반 편성·운영
이주여성 호응속 539명 배출

▲ 대전 서구청이 운영하는 외국인 주민을 위한 한국어교실에서 박환용 구청장이 다문화여성들과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구청 제공

지난 21일 오전 10시 대전시 서구 도마동 '도솔청소년문화의 집'에는 10여명의 다문화여성들이 반가움이 가득한 얼굴로 다시 모였다.

한 여름 짧은 휴식을 마치고 그녀들이 모인 이날은 '서구 외국인주민을 위한 한국어 교실(이하 서구 한국어 교실)' 2학기 개강일이다. 아이들을 안고 온 다문화여성들의 얼굴은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했다. 이날 한국어 교실에는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박환용 서구청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박 구청장과 다문화 여성들은 앉은뱅이 책상에 빙 둘러 앉아 즐거운 대화를 이어갔다.

박 구청장이 천천히 "제 말을 잘 알아들으실 수 있어요?"고 묻자 한 다문화여성이 웃음기가 가득한 얼굴로 "50% 정도는 알아 들어요"라고 답했다. 낮은 자세로 서로의 눈높이를 맞춘 유쾌한 대화가 끝나고, 본격적인 레벨 테스트가 시작됐다.

2007년 문을 연 서구 한국어 교실은 기초, 초급, 중급, 고급, 야간반 등 수준별 5개반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첫 날 한국어 교사들은 다문화여성들의 회화와 듣기, 쓰기 등 한국어 실력을 평가한 후 반 배정을 한다. 충남대학교 평생교육원 등에서 한국어 강사 과정을 수료한 교사들은 한국이 낯선 학생들의 좋은 친구이기도 하다. 이렇게 서구 한국어 교실을 찾아 수업을 받은 다문화 학생들의 수만도 539명에 달한다.

이선희(30·베트남) 씨 역시 8년 전 한국으로 시집와 가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서구 한국어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올 상반기가 돼서야 본격적인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지만 벌써 고급반 수업에 참여할 만큼 열의가 대단하다. 이 씨는 "이 곳에 오면 한국어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친구들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다"며 "한국어능력시험에 합격해 통역사의 꿈을 꼭 이루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실제 이 수업을 듣고 한국어 자격증을 취득한 다문화 여성도 있다. 2011년부터 서구 한국어 교실에서 꾸준히 한국어 공부를 해온 김경미(27·베트남) 씨는 올 초 한국어능력시험(Topick) 4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베트남어 통역사의 꿈을 꾸고 있는 김 씨는 현재 대전의 한 사회적 기업에 취업해 꿈을 향한 발걸음을 떼고 있다.

김 씨는 "시부모님과 남편 모두 공부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직장도 다니고 꿈을 이루라고 많이 응원해주셨다"며 "친절한 선생님들의 가르침 덕분에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워 질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서구청이 운영하는 외국인 주민을 위한 한국어 교실은 오는 12월 13일까지 주3회 도마동 도솔청소년문화의집(주간)과 서구문화원(야간)에서 진행된다.

최예린 기자 floy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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