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수 중앙과학관 미래과학연구실장

기체(수증기)·액체(물)·고체(얼음) 등 세 가지의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물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귀한 물질이다.

이런 물이 언다고 하는 것은 온도가 내려가 액체 상태가 고체 상태로 되는 것을 말한다.

물은 특이하게도 섭씨 0도에서 기체·액체·고체의 세 가지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데 이를 '물의 삼중점'이라 한다.

물의 온도가 0도가 되면 분자끼리의 결합이 강해져 고체 얼음으로 변하기 시작하며 부피가 늘어나는데 약 10%정도 증가한다.

가정에서 물을 얼리려고 유리그릇이나 사기그릇에 넣고 냉동실에 넣어 두면 깨지는 경우는 물이 얼면서 늘어나는 부피가 그릇의 체적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극지방의 빙산을 관찰할 때 물 위에 떠 있는 부분을 '빙산의 일각'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물 위에 떠 있는 부분이 전체 빙산 크기의 1/10로 물 속에는 아주 커다란 얼음 덩어리가 있다. 시원한 음료를 마시기 위해 컵 속에 얼음 조각을 넣을 때 얼음 조각이 떠 있는 경우를 보면 빙산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세계 바다에 떠 있는 빙산이 다 녹으면 지구는 물로 덮이게 될까? 그렇지 않다. 빙산은 녹으면서 부피가 줄어들어 바닷물의 높이는 변화가 없게 된다. 그러나 바다에 떠 있는 빙산이 아닌 육지 위에 있는 빙하가 다 녹았을 경우는 문제가 달라지게 된다.

얼음이 얼어 있는 물 속의 온도는 몇 도일까? 일단 호수의 물이 어는 경우를 보자.

기온이 낮아져 호수 표면의 물은 온도가 4도까지 내려가면 부피는 최소가 된다. 이때 밀도는 커져 무거워지므로 표면의 물은 밑으로 가라앉게 된다. 위로 떠오른 물은 다시 온도가 내려가 4도가 돼서 가라앉게 되는 현상을 반복하다가 호수 전체의 물이 4도가 됐을 때에 표면부터 얼게 된다. 그러므로 얼어 있는 호수 바닥의 물의 온도는 4도이다.

가정에서 물이나 음식을 얼리기 위해 사용하는 용기는 물이 얼어 부피가 늘어나는 경우를 감안, 잘 깨지지 않는 플라스틱 종류로 돼 있다.

그러므로 물을 용기 가득 담지 말고 얼 때 부피가 늘어나는 것을 고려, 90%정도가 아니라 80%가량만 부어야 안전하다. 더불어 유리나 사기 재질로 된 그릇은 가능한 한 냉동실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동차의 냉각장치에 부동액을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 물이 얼어 무쇠로 된 엔진 본체가 깨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물이 얼면서 부피가 늘어날 때의 힘이 얼마나 큰 지 짐작할 수 있다.

부동액이 나오기 전에는 겨울철 저녁 때 엔진의 냉각수를 다 뺐다가 아침에 다시 냉각수를 넣는 작업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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