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지사 도정평가 탄탄, 후보군 현직활동… 속내 감춰, 도시·농촌권 현안공약 중요

   
 

제6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군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도지사 선거 열기도 점차 물밑에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도지사 후보군이 자천타천 거론되면서 남은 1년 동안 ‘안철수 신당’ 등 중앙 정치권의 움직임과 함께 지난해 치러진 총선과 대선 여파가 지방선거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예측불허 변수가 예상된다. 도지사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의 수성 여부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안 지사와 나소열 서천군수만 거론되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에서는 후보군이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 이명수 의원(아산), 홍문표 의원(홍성·예산), 성무용 천안시장, 전용학 전 조폐공사 사장 등이 채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다여일야(多與一野)'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들이 주장하는 공통점은 하나다. 아직 도지사 출마를 결정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른감이 있다는 것. 모두 현직에서 활동하는 터라 아직 정확한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다. 충남은 도농복합도시로 도시권과 농촌권의 현안을 두루 해결할 수 있는 공약을 내놓은 인물이 당선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최대의 표밭으로 불리는 천안과 아산을 점령하는 인물이 당선된다는 공식도 기정사실화된 사실. 때문에 여야의 표밭 장악도 내년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공주 출신인 정진석 사무총장의 출마설은 올초부터 회자됐다. 지난해 총선 때 서울 중구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이후 행보가 눈에 띈다. 낙선 후 바로 국회의장 비서실장, 현 국회 사무총장까지 ‘고속열차’를 탔다는 말을 실감할 정도다.

정 총장의 한 측근은 “아직 결정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정 총장의 행보를 보면 내년 지방선거 도지사 출마에 대한 ‘꿈’이 있어 보인다. 최근 ‘생명사다리운동’ 전도사로 나선 것만 보더라도 자살률 1위인 충남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충남향우연합회를 국회로 초청해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충남 행정부지사를 역임한 뒤 국회에 입성한 이명수 의원에 대한 행보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미 충남도에서 행정에 잔뼈가 굵었다는 점에서 이 의원의 도전을 점치는 사람이 많다. 정치적 역량과 행정 경험을 두루 갖췄다는 평이다.

홍문표 의원 역시 충남의 현실을 제대로 알고 있다. 농어촌공사 사장을 역임하면서 농촌 현실을 꿰뚫고 있다는 평가다. 홍 의원은 그동안 도지사 도전을 공언해 왔던 점을 고려하면 공천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 의원과 홍 의원이 현역의원이라는 신분 때문에 아직은 방향설정이 어려운 상태다. 새누리당 의석수가 154석으로 과반을 간신히 넘기고 있어 당이 현역의원 차출 불가 방침을 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용학 전 조폐공사 사장은 지난 3일 충청투데이 편집국을 찾아 언론, 국회, 공기업 등에서 배우고 익힌 경험을 살려 충남의 밝은 미래를 위해 헌신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그동안 당 내외에서 거취에 대한 의견을 청취해왔다”며 “전체적으로 충남도가 여건에 비해 활력을 잃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의 본격 추진,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사고 피해에 대한 보상, 내포신도시 조기 정착 등 충남도에 산적한 현안들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 이유라는 것이 전 전사장의 설명이다.

성무용 시장과 나소열 군수의 경우 관련법상(계속 재임 3기 제한) 더는 자치단체장에 출마할 수 없어 차기 도지사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성 시장의 경우 “큰 그림을 그리고 싶다”, “(출마를) 고민해 보겠다”며 속내를 드러내긴 했지만, 내년이면 71세가 되는 고령의 나이가 부담이다. 나 군수의 경우 국회의원과 도지사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령과 서천 선거구가 묶인 탓에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즉답은 피했다. 아직 1년이나 남은 데다, 현직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미 탄탄한 도정운영 평가를 받고있지만 차기 대권 주자로 계속해서 부각된 만큼 출마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자칫 안철수 신당과 맞물려 미끄러질 경우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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