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사람이 미래다 ]인향만리
박태수 성시화조경공사 대표
자연 그대로가 아름답듯 내 삶도 나무와 닮은 듯
나무 본래 모습 찾아내는 분재 기술 수목전정 특허내 나만의 기술 널리 알리고파

▲ 박태수 대표가 수목전정 특허증을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나무는 자연에서 길러진 그대로의 모습이 예쁘다.나무도 그러하듯 세상 모든 이치가 그렇다. 자연 그대로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고, 자연스러움이 변화에 대처하는 길이라는 것을.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하게 ‘수목 전정(剪定) 특허’를 보유한 ㈜성시화조경공사(대전시 중구 태평동) 박태수(66) 대표의 인생 역시 자연에서 자란 나무와 같다.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매만져온 나무지만 그에게 있어 나무와 자연은 늘 배움의 대상이자 스승이다.

대전이 고향인 박 대표는 1963년 부모와 스승의 권유로 인문고에 들어갔지만 축산이 좋아 스스로 그만두고 농고에 재입학했다.

그러나 이미 입학정원이 차 축산과 대신 원예과에 들어갔으나 꽃과 자연의 아름다움에 심취해 축산은 이미 그의 관심 밖이 돼버렸다. 입학 후 영농장학생으로 유리온실 관리를 도맡게 된 박 대표는 국화 등 화훼류 재배에 취미를 붙였고, 제주도와 대전지역 화훼농장을 오가며 다양한 재배기술을 배워나갔다.

군제대 후 1975년 ‘삼화꽃식물원’을 개업한 그는 야생에서 채취한 나무를 화분에 심어 손질하고 분재 판매를 시작했다. 그의 분재는 애호가 사이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가 높아져 한해에 500개 이상 팔려나갔다.

그의 나무에 대한 철학이 널리 알려진 일화도 눈길을 끈다.

1979년 일본 여행 중 지인의 부탁을 받아 한 철공소 사장의 마당 정원수(해송)를 손질할 기회가 있었는데 얄궂게도 그 곳에는 일본 분재 전문가도 함께 초대됐다. 당시 분재 기술은 일본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던 때라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는 “일본 본사이(분재) 선생도 화분에 심어진 분재가 아니라 그런지 쉽사리 손질을 못하더라”며 “(나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연이 내게 보여줬던 나무 본래의 모습으로 손질을 해줬는데 주위에서 흠찟 놀라더라”고 회상했다.

한국에 돌아온 그는 자연에서 배우고 실험한 오랜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TV출연은 물론 분재 강연을 진행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그만의 방식대로 자연 그대로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낸 소나무 전정은 업계 사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박 대표가 2006년 대전고등법원 청사 내 전정한 소나무는 그 오묘한 아름다움이 알려져 당시 나무를 보기위해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몰렸고, 특허를 내기로 맘먹은 것도 바로 그때다.

그는 “사람들이 벼락을 맞거나 눈에 눌린 나무의 모습 등 자연이 만든 아름다움을 그저 흉내만 내는 것이 안타까웠다. 내 방식을 올바르고 체계적인 알리고 싶어 특허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만의 독특한 전정 방법은 지난해 11월 ‘나무가지의 전정 및 유인에 의한 비경 관상수목의 형성방법’(특허 제 10-1203621호)으로 명명돼 특허가 났다. 현재 국내 특허 출원은 물론 중국과 일본 등에도 국제 특허 출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 수목은 그 아름다움이 세계 어떤 나라보다 뛰어나다. 이는 곧 자연이 만들어주는 경이로운 아름다움이며 이런 방법이 널리 알려져 분재 종주국이라고 주장하는 일본 뿐 아니라 전세계에 한국의 위상을 알리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글=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사진=장수영 기자furnhanu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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