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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블]평생 하던 일 쉽게 놓을 수 없는 것이 농사

노년에 움직일 힘 있으면 용돈거리 번다는 심정으로 봄부터 가을 쉼없이 노동

충청투데이 cctoday@cctoday.co.kr 2012년 10월 09일 화요일 제7면     승인시간 : 2012년 10월 08일 21시 04분

몇 날을 두고 매일 고구마를 캐는 할아버지는 오늘도 마치 마지막 작업인 마냥 정성스레 박스에 담고 계셨다. "매일 힘드시지요? 고구마 밑도 잘 들었네요."

"그러게 투자 적게 들고 제일 쉬운 농사가 고구마인데, 이제 힘들어서 못 하겠어." "내년에는 조금만 하고 쉬세요." "정말 그래야 갰어. 많이 심었더니 판로가 문제고, 고추는 일이 많고 돈이 적잖이 들어도 판로는 쉬운데 말이지."

이것이 농촌 실정이다. 큰 돈 만드는 것은 노인의 힘으로는 엄두도 못 내지만, 그래도 용돈이라도 만들어보자고 힘든 농사를 봄부터 가을까지 날 새면 밭으로 나가는 것이다.

할아버지와 대화를 하면서 돌아오는 세월 속의 나를 보게 되었다.

밭으로 가는 길에 이웃집에서 점심도 얻어먹고, 막걸리 한 잔 마시며 내년부터는 일 좀 줄이라는 충고도 들었기에, 아주 놀수는 없고 조금씩만 할것이라 대답했지만, 막상 봄이 되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농촌에서 사는 법이다.

젊으면 이것저것 소득을 위해 시도도 하련만, 노인 능력으로는 감당하기 힘들어 하던 농사 안 할 수도 없고, 움직일수 있는 한 무슨 농사라도 끄적거려야 하는게 나이 들은 농사꾼이다.

한 알의 수확을 위해 호미자루 놓을 사이 없고 여유 있는 휴식도 없다. 안 아프던 다리도 아프고 몸은 낡아 가는데도 막상 손을 놓을 수 없는 것이 농사일이다.

시골은 풍요롭고 좋을 것으로만 생각하는 도시인들도 있지만, 노력의 대가는 한여름 혹독하게 치른 결과물을 수확하는 것이다. 아직도 붉게 물든 고추들을 따면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이 일의 능률도 없다. '우리 김장거리라도 따야지' 하는 생각으로 하루 해를 지웠다.

먹거리도 좋은 것은 못 먹고 나머지만 먹게 된다. 나 뿐만 아닌 농사를 하는 사람들은 거의 이렇게 농촌에서 사는 것에 익숙해졌다. "이구, 그 노무 용돈이 뭐라고…."

들꽃 http://blog.daum.net/mj450806/718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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