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두 며느리의 리마인드 웨딩 선물에
33년전 청춘 회상하며 고마운 마음에 코끝 찡

두 며느리에게 멋진 슬리퍼를 선물받았다. 마트에 갔다가 엄마가 좋아할것 같아 샀다며 웃는 두며느리.

그러면서 하는 말. “엄마, 다이어트 하셔야겠어요. 저희가 리마인드 웨딩사진 예약했거든요.” 가슴이 뛰었다.

“왠 웨딩사진?” “올해 아빠 환갑이시라 뭘 선물할까 하다가 이걸 택했어요.” “이 몸에 맞는게 있을까?”“있어요. 그리고 다 뽀샵처리 해서 날씬하게 만들어 드릴 수 있어요.” 며느리들이 신났다. 그러나 두렵다.

벌써 결혼한지 33년. 몸이 많이 불었고, 얼굴에는 이미 세월의 그림자가 가득한데 사진을 찍어 예쁠 수 있을까? 나는 1979년 12월 1일 결혼식을 올렸다. 대전 은행동에 있던 여성회관 무료 결혼식장이었다. 드레스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고를 수 있는게 아니었다.

입혀주는대로 그냥 입었다. 신부대기실도 그냥 베니어판으로 가려놓은 공간, 폐백실아 없어서 사모관대 원삼족두리도 쓰지못했다.

그렇게 결혼한지 33년. 세상의 세찬 비바람에 맞서며 긴세월 살아왔다. 그런데 며느리들이 엄마도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시 여자를 찾아주는 시간을 마련해 주었다.

“아빠, 아빠는요 턱시도 입으면 멋지실 거예요.” 며느리 말을 듣고 빙그시 웃는 남편. 남편이 올해 환갑이다. 인생은 60부터라지만, 그 푸른시절 많이도 흘러갔고, 직장도 정년하고 마음 아릿하게 지내고 있는데 아이들이 이벤트를 준비했다.

“아빠, 아빠는 아직도 멋지세요.”

아이들의 응원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회갑선물이 되지 않을까?

고맙다! 며느리들. silkjewel

http://blog.daum.net/silkjewel-58/1375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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