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석찬 국회의원(유성구)이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병령 유성구청장이 직무정지 중 업무를 수행했다"면서 "구청장직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 발언의 진위 여부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 의원은 이날 유성구의회 의원사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구청장은 지난 23일 미용사협회 유성구지회 송년모임에 참석했으며 유성구 업무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또 "이 구청장의 청구 소송은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재판 문제도 직접 거론했다.

이병령 구청장은 이와 관련, 반박회견을 자청, "송 의원이 지적한 미용사협회 송년모임은 구청의 보조금이 지급되는 단체도 아니며 사적으로 초청을 받아 갔다"면서 "행정자치부에 가기 전에 자문을 받았으나 상관없다고 해서 갔다"고 해명했다. 또, 구청업무 관여 주장에 대해 이 구청장은 "자중하고 은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1건이라도 증거를 대야 한다"고 일축했다.

송 의원의 이날 '사퇴 요구' 회견은 이 구청장의 2심 소송이 내달 9일 열릴 예정이고 23일경 선고 공판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진 시점에서 제기돼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구청장의 소송은 재판부의 판단에 따를 사안이지만 송 의원의 주장이 여론의 풍향에 따라 진행 중인 재판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송 의원의 주장대로 이병령 구청장이 직무정지를 어긴 것으로 해석될 경우 재판부의 결정에 정면으로 배치된 것으로 재판부의 결정적 판단 요인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송 의원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경우 16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나타났듯 유권자 및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구청장도 이를 의식한 듯 "연말 모임에 참석한 것을 직무정지와 연관지어 사퇴 운운하는 것은 재판을 앞두고 여론을 호도해 재판에 악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사적인 감정이 없으며 재판 일정을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민주당 시지부는 "개인 차원의 일로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측의 공방은 자칫 유성지역의 대표적 인사들간에 해묵은 갈등이나 차기 총선을 염두에 둔 흠집내기 싸움으로 비춰질 소지도 간과할 수 없다. 그동안 양 측은 이 구청장이 6·13지방선거에서 재당선되면서 2004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놓고 물밑 신경전을 펴 왔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당초 유성 출신 시의원 및 구의원들과 합동기자회견으로 발표됐으나 여타 의원들의 불참으로 송 의원 단독회견으로 강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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