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마다 딸 데려오는 지인, 엄마들 수다자리까지 동석
아빠 험담등 모든대화 노출 … 자녀 있는데서 말 조심해야

정치가와 아내의 공통점

1. 자기가 하는 모든 일은 오로지 국가(가정)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2. 그래서 늘 돈이 필요하다고 한다.

3. 나중에 자신의 뒤를 봐줄 (자기편만 들어줄) 후계자를 양성한다.

얼마 전에 있었던 가벼운 일상 이야기입니다. 지인 중에 성당 교우이면서 같은 자모회인 친구가 있습니다. 편의상 A라고 할게요.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를 둔 A와 저는 자주 만나 이런 저런 수다를 떨거나 특별한 날에 만나 회포를 푸는 모임의 구성원이기도 합니다.

A에게는 좀 특이한 교육방식이 있습니다. 거의 모든 어른들 모임에 딸아이를 데려오는 것이죠. 물론 집에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예요. A는 아이가 사회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여러 모임에 참석시키는데, 엄마들 모임도 그 중의 하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좀 특이한 케이스죠.

뭐,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A의 특별한 교육 탓인지 아이는 인사성도 밝고 ‘눈치와 경우’도 잘 아는 것 같고요. 그런데 문제는 엄마들의 거의 모든 대화가 아이에게 노출된다는 겁니다. 엄마들끼리 모여 어쩌다 치맥이라도 한 잔 하면서 분위기가 좀 무르익는다 싶으면 아빠 험담도 좀 하고 그런거? 저는 이런 이야기들을 아이가 다 듣고 있다는 것이 좀 마음에 걸려 눈치를 주었어요. 그랬더니 A는 “괜찮아, 얘랑 나랑은 비밀이 없거든”이라고 말합니다.

얼마 후 교우분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어떤 교우 한 분이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하길, 어느 날 딸아이와 산책을 하는데 아이가 느닷없이 이러더라는 겁니다. “아빠! 아빠가 담배 피니까 엄마가 싫대. 그리구 이담에 아빠 내보내고 나랑 살재." 얘기를 듣자마자 저는 그 분이 누구의 아빠인지 짐작이 갔죠. 제 남편이 이 이야기를 가볍게 들어 넘기지 못했는지 저를 뚫어지게 보며 “당신, 정치가와 아내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라고 묻습니다.

남편이 이야기 해준 <정치가와 아내의 공통점>은 이렇습니다.

①자기가 하는 모든 일은 오로지 국가(가정)를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②그래서 늘 돈이 필요하다고 한다. ③나중에 자신의 뒤를 봐줄(자기 편만 들어줄) 후계자를 양성한다. 듣고 보니 그럴듯 하지만, 마냥 웃을 수 있는 말은 아니네요. 무엇보다도 아이 앞에서는 말을 가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 앞에서 남을 험담해도 안되고, 특히 아빠(엄마)가 없다고 아이에게 배우자 험담을 해서는 더욱 안됩니다. 가족의 신뢰감 자체가 무너지니까요. 아이가 성장하면 그 때 험담이 분명 자신에게도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올 겁니다.

메리앤 http://mary-ann.tistory.com/310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