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범 명화당한의원 원장

술·담배 삼가고 혈압 각별히 신경써야

올해 나이 58세인 K씨는 건장한 체격의 소유자다. 평소 뚱뚱한 체격에 고혈압이 있었지만 별다른 불편 없이 직장 생활을 해 왔다. 몇달 전부터 과로가 겹치면서 두통과 어지럼증을 자주 느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3개월 전 아침에 일어나려는 순간 갑자기 쓰러져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검사 결과 뇌출혈로 확인됐으며 입원치료를 받았다. 몇달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K씨는 우측 반신을 제대로 쓰지 못하며, 감각은 어둔하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육신을 돌아보며 K씨는 한숨을 내쉬고 눈물을 흘렸다. 병원에서 퇴원한 후에도 어린아이처럼 짜증이 많아졌으며 밤이면 자주 소리를 지르는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우리 사회의 귀중한 인재 한 사람이 이처럼 병상의 무기력한 환자로 자리하고 있음이 참으로 애석할 뿐이다. K씨의 경우 조금만 노력을 기울였다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사람이었다. "가끔씩 뒷목이 아프다"며 필자를 찾아왔을 때 이미 중풍의 가능성을 예고했으며, 술과 담배를 삼가고 혈압 관리에 각별히 신경쓸 것과 철저한 운동을 강조했지만 잔소리처럼 여기던 K씨는 기어코 불행한 중풍환자가 되고 말았다.

과중한 회사일과 잦은 출장관계로 자신을 관리하지 못한 K씨는 지금 한없는 후회와 절망 속에 휩싸여 있다. 중풍은 조금만 신경을 쓰면 예방이 가능한 병이다. 평소 고령이면서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이 있거나 중풍의 가족력이 있다면 중풍 발생 위험이 높다고 봐야 한다.

한의학에서 "풍(風)은 백병지장(白病之長)"으로 많은 병의 원인이 되며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키고 여러 가지 형태로 변하며 흔들리고 어지러운 증상을 유발한다고 했다. 따라서 평소 증상이 여기 저기서 나타나며 아팠다 저렸다 하고, 어지럽거나 몸이 흔들린다면 풍을 의심해야 한다. 평소 뒷목이 뻐근하고 손가락 등의 말초감각이 무뎌지고 정신이 약간씩 혼미하거나, 특히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가까운 의사를 찾아서 조치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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