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24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 "시시비비에 따라 협력하고, 가릴 것은 가리겠다"고 말해 협력 의사를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마포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외국의 경우 보수당이 집권했을 때 진보당의 좋은 점을 자기 정책으로 조정해 실천하고, 그 반대도 그렇게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총재는 노 당선자가 프랑스식 정부를 언급한 것과 관련 "다수당이나 연대에 총리를 넘기겠다고 얘기한 것은 흥미있는 대목"이라고 전제한 뒤 "내각제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생각되며, 점점 접근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많은 이벤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이후 정국구도에 대해 김 총재는 "이 나라가 보-혁 구도 문턱에 겨우 진입하고 있다"며 "양당체제는 매일 싸움만 하는 것을 봐 온 만큼 이를 근절할 수 있는 제3당의 존재가 바람직하다"고 말해 자민련의 중재 역할을 강조했다.

김 총재는 이인제 총재권한대행에게 총재직 이양과 관련 "이 대행이 우리하고 같이하지 않고 오신 분이라 당의 분위기가 어느 정도 같이 젖어지기 전에 제도만 만든다고 되지 않는다"며 "조금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해 총재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총재는 이번 대선에서 나타난 충청권 표심에 대해 "내가 거기서 운동을 했으면 25만표는 운동해 준 사람한테 갔을 것"이라며 "가만히 있어도 충청도 사람들은 잘 가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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