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당선자 '민주 개혁' 주문

노무현 당선자는 23일 "당(민주당)은 여러 가지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되 원칙대로 당이 알아서 하실 일이고 제가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해 당 개혁에 대해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노 당선자는 이날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당은 이런 저런 새로운 변화와 정비가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저는 당정분리를 약속했고, 그것은 우리 당의 제도로서 약속돼 있다"고 밝혔다.

노 당선자는 또 "선거과정 중에도 '제가 개혁을 해내겠다'는 말보다는 '개혁을 주창하고 당원으로서 개혁을 요구하겠다'는 말로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 당선자는 정권인수위 구성을 언급하면서도 "당에 워낙 중차대한 일이 많아 유능한 분들일수록 당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역량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하는 등 당 개혁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노 당선자의 이 같은 언급과 함께 이날 개혁파인 신기남, 추미애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해 본격적인 당 개혁 작업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날 '발전적 해체'를 주장했던 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당내에 개혁특위를 만든다는 방안에도 반대했다.

신 의원은 최고위원 회의에서 지도부 일괄 사퇴를 주장하며 "이대로라면 차기총선에서 참패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추 의원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는 민주당의 정신을 실천할 수 있는 몸체로 바뀌어야 한다"며 "특별기구 하나 만든다고 몸체를 바꿀 수 없으므로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당 개혁과 관련,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한 것은 맞지만 확실한 집권당 상황을 장악하지는 못했다"며 "소수당이고 이런 점을 고려하면 2004년 총선이 새로운 심판대로 총선을 거쳐 국민의 승인을 받는 정당이 돼야 진정한 의미의 집권당이 되는 것"이라고 총선 승리를 위한 당개혁을 거듭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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