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차기 당권을 놓고 중진간 물밑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당권의 흐름은 서청원 대표를 유임시켜 완전 합의제로 당을 운영하자는 의견과 조기전당대회를 통해 지도부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두가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 대표의 '유지' 주장은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당선으로 정계개편이 불가피한 만큼 현 체제를 유지해 당을 보존하고, 완전 합의제의 민주적 방식을 통해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대선 패배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가 세대교체인 만큼 지도부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상충되고 있다.

2004년 총선을 위해선 민정계의 노년층 중심의 당 운영을 개편, 젊은 층 인사의 대거 기용이 시대의 흐름이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23일 의원 및 지구당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당초 2004년 5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조기 개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내년 2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서 실시될 최고위원 경선에는 최소한 20∼30명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 안팎 분위기를 감안할 때 차기 당권에는 김덕룡, 최병렬, 강재섭, 박근혜, 이부영, 김진재 의원이 접근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덕룡·이부영 의원은 개혁 이미지가 강하고 최병렬 의원은 온건보수 기조 속에 안정적 개혁추진을, 강재섭·박근혜 의원은 당내 최대 지지기반인 대구·경북 출신으로 50대인 점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강창희, 박희태, 하순봉, 김기배, 이상득 의원 역시 선두 그룹을 바싹 뒤쫓고 있다.

결국 이번 대선에서 표출된 개혁의 흐름과 함께 세대교체의 대세 속에서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인물이 한나라당의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데 의견이 일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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