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수 중앙과학관 미래과학연구실장

요즘은 케이블TV 보편화로 이용하는 가정이 많이 줄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아파트 베란다나 개인집 옥상에 접시모양의 위성안테나가 있으면 부러움을 사곤 했다. 그러나 아직도 케이블TV를 저렴하게 시청하지 못하는 개인집의 경우 위성방송을 보기 위해 이런 안테나를 세우고 수신장치를 설치한다.

위성방송을 시청하기 위해 설치하는 접시안테나를 파라보라 안테나라고 하며 이것은 하늘의 한 점을 향해서 고정돼 있다. 위성방송을 위한 인공위성이 지구 상공을 쉴새 없이 돌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한 곳을 바라보고 있는 안테나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위성방송에 사용하는 전파는 주파수가 높고 아주 미약하기 때문에 일반 라디오나 텔레비전처럼 대충 방향을 정해 수신하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지상에 설치하는 안테나는 더욱 정확하게 위성을 향해 서 있어야 되지 않을까.

위성안테나가 고정돼 있는 이유를 알아 보자.

우리가 공을 수평 방향으로 던진 경우, 던졌을 때의 속도가 빠를수록 공은 멀리 날고 그 궤적은 지구표면의 커브에 가까워진다.

대기 중에 공기의 저항이 없다고 가정하고 높은 산의 정상에서 공을 던지면 그 속도가 늦을 때는 공은 지면에 떨어져 버리지만 던지는 속도를 빠르게 하면 공이 떨어지는 장소는 멀어지게 되고 과장해 표현하면 지구를 돌게 된다. 이런 경우를 우리는 '인공위성'이라 한다.

공을 초속 7.9㎞(시속 약 2만8000㎞)를 넘는 속도로 던지면 지상에 떨어지지 않고 지구 주위를 돌기 시작한다. 공기 저항이 없으면 이 공은 던졌을 때와 같은 속도로 영원히 지구 둘레를 돌고 '인공의 달' 즉 '인공위성'라고 말할 수 있다. 인공위성은 지구의 인력으로부터 튀어나오려고 하는 힘과 지구가 끌어당기는 힘이 서로 평형을 이루고 있으므로 떨어지지 않고 지구의 둘레를 돌게 되는 것이다.

적도 상공 3만5800㎞ 높이에서 지구의 자전 주기와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인공위성은 지구상에서 볼 때 정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므로 정지궤도위성이라 부르며 지상에서 안테나를 한 방향으로 고정시켜도 되는 것이다. 정지궤도위성은 지구상의 넓은 지역에 걸쳐 장애물의 영향 없이 전파를 받고 보낼 수 있으며 텔레비전 중계를 하면 동시에 여러 나라에서 방송을 수신할 수 있다. 또 깊은 산간 오지나 낙도 등에서도 깨끗한 화면을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극궤도 위성은 지구 상공 600㎞ 전후 높이에서 지구의 양극을 통과하는 궤도를 돈다. 극궤도 위성은 지구 표면을 정확하게 관측하는 데 매우 유용하며, 극궤도는 북-남의 방향이고 지구는 동-서의 방향으로 자전하기 때문에 극궤도 위성은 지구표면 전체를 관측할 수 있다. 극궤도 위성의 카메라를 통하여 영화에서 지상의 사람 정도 크기까지도 관측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 나라 인공위성인 우리별 위성은 극궤도 위성이며 방송용 위성인 무궁화 위성은 정지궤도 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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