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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글쓰기의 자기암시 효과

새 천년이 시작되는 첫 날에먹을 갈아 이런 글자를 써 보았다.

「正言 · 正心 · 正行」말하는 것. 마음가짐. 행동하는 것 모두 그렇게 해보자는「기본」 설정인데. 실천을 하자면 많은 자제력이 요구될 것이다.

흐트러질 때마다 가다듬어 보자는 우리 가족의 다짐이기도 해서 벽에 걸어 놓았다.

지난 휴일에는 화제의 영화 한 편을 보았다.

바깥일을 하는 여자 주인공(전도연 扮)이 집에서 애나 보아야 하는 실업자 남편(최민식 扮)을 인격 적으로 무시하고,자신은 또 다른 남자와 은밀히 성관계를 갖다가 결국 누군가에게 피살되는 줄거리였다.

나의 인내력으로는 이 영화를 끝까지 다 볼 수가없었다.

전라(全裸)의 대담한 섹스 장면도 「촌놈」의 안목으로는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무엇보다도 스토리의 결말이 머릿속에 뻔히 그려꼈기 때문이다.

나는 영화관을 나오면서, 여자 주인공이 평소에 옛어른들의 가르침을 담은 고전(古典)을 한 페이지라도 읽어보았더라도 그런 불행한 죽음을 맞지는 않았을 거라는 순진무구(?)한 동정심이 일었다.

욕망을 다스리는 것. 그것이 자제력인 줄 누구나알지만 실천을 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 세상의 모든 범죄의 근원도 알고 보면 욕망을 다스리지 못하는 「자제력 상실」에서 기인한다.

윤동주의 싯귀처럼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티끌만큼의 죄도 짓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은 범인(凡人)으로서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큰 과오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일상을 한 번 가꾸어 봄직 하다.

거울 속처럼 투명하게 자신을 기록해 보는 일이다.

그리고 틈틈이 맑은 옹달샘 같이 가슴을 적셔주는 고전적인 수필과 솔바람처럼 영혼을 싱그럽게 정화시켜 주는 한 줄의 시를 읽어보는?일이다.

파출소에 근무할 때,불량 청소년을 단속하여 잘못을 꾸짖고, 훈방할 때는 그냥 돌려보내지 않았다.꼭 반성문을 쓰게 했다.

글자는 묘한 속성을 지녔다.그냥 마음속으로, 또는 말로 하는 다짐보다 또 다른 「자기성찰」의 효과를준다.

지금 읽어보면 쑥스럽지만, 처음 응모해 당선된 작품을 읽어보면 자신을 ‘돌아다보기 위한 방편’으로 원고지를 대한 흔적이 엿보여 선자(選者)가 뽑아주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필자약력]

- 충남 청양 출생

- 90년「한국문학」지령200호기념 지상백일장 장원당선

- 91년 KBS와「한국수필」공동공모 수필당선 등단

- 저서:수필집「삶을가슴으로느끼며」.「덕담만하고 살 수 있다면」

- 인터넷 문학 홈페이지 「청촌수필」 (httP://www.hitel.net/~joonsub)

- 한국문인협회, 한국수필가협회.전국공무원문학회 희원

- 현재, 대전북부경찰서 재직 (☎019-422-7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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