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금요세평]생명력의 약동

김용구(칼럼니스트)

한국 예술가들과 공연예술이 세계무대에서 크게 활약하고 있어 주목된다.누구보다 소프라노 조수미, 그리고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이 연주가로서 구·미 무대에서 활약하며 환호를 받고 있다.또한 한국영화「쉬리」 및 음율공연「난타」가 일본에서 큰 히트를 치고 있다. 한국 대중예술의 전례없는 약진으로 세계진출에 밝은 빛을 던지고 있다.

조수미는 세계최고의 오페라 무대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의 밀레니엄 공연에서 프리마돈나로 당당히 노래했다.그는 베르디 오페라「리고레토」에서 여주인공역 「질다」역의 열연으로 청중을 압도했다.뉴욕타임스는「조수미는 10년전 질다역으로 메트로폴리탄에 데뷔할 때 이미 정교한 기량을 갖춘 소프라노였으나, 세월이 흐른 지금 예술적으로 훨씬 깊이를 갖게 되었다」고 절찬했다. 그야말로 비장한 때에, 비장한 무대에 올라, 비장한 목소리로, 비상한 공연을 해냈으니 그의 경력의 정점을 장식한 셈이다. 우리는 오페라 예술가의 꿈을 성취한 조수미에게 그의 한번밖에?없는?세기적 공연의 대성공을 진심으로 치하하고 싶다.

우리가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새세대의 한국 음악가를 든다면 단연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이다. 그는 지난 봄 고등학교를 졸업한 18세의 소녀이지만, 음악적으로는 이미 21세기를 이끌어갈 젊은 거장의 한 사람이다. 뉴욕의 에이버리 피셔 재단은 이미 12번째 수상자로 사라 장을 뽑았고,「뉴욕포스트」와「뉴스위크」등 권위있는 신문들은「세계가 주목하는 바이올린의 거장」으로 그에게 각광을 비추고 있다. 최근 사라 장은 쉴새없이 유럽에서 큰 공연의 연속을 치르고 있다. 파리에서는 마이클 틸슨 토머스 지휘로 런던심포니와 멘델스존과 시벨리우스 협주곡을 연주한데 이어 연말에는 베를린에서 쿠르트 마주어 지휘로 베를린 국립 오페라 관현악단(슈타츠카펠라)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했다.

다른 한편, 한국은 뮤지컬, 영화, 음율공연에서도 대호평을 해외에서 받고 있음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먼저 뮤지컬「명성황후」의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의 성공은 잘 알려졌지만, 영화「쉬리」가 일본에서 전국 동시 개봉이라는 대 히트를 치고 있다. 또 음율공연「난타」는 주방도구와 일상용품들로 사물을 두드리며 놀랍게 한국적 음율을 울리는 비언어 음율공연인데 공전의 성공을 이루고 있다. 「쉬리」나「난타」나 세계진출의 시작이어서 자못 기대가 크다.「난타」도 올 가을 브로드웨이 공연을 목표하고 있다. 「명성황후」,「쉬리」및「난타」가 가르쳐주는 공통점은 다름 아니라 가장 한국적인 것이 그대로 세계적인 것으로 주목을 받는다는 것이다.

또 들리는 바에는, 사물놀이의 음율에서「난타」의 음율이 발원했다는 설이다. 서울의 밀레니엄 행사 때, 세종로 대행진에서 김덕수의 사물놀이패는 한국인과 해외TV 시청자들에게 늠름한 율동으로 아름다운 위업을 인상깊이 체험하게 했다. 우리의 생명력의 약동인 것이다. 앞으로 모든 사회에서 문화는 점점 큰 비중과 구실을 갖게될 것이다. 우리의 전통에서도 예술·문화는 빛나는 자리를 차지했지만, 앞으로는 더욱 그래야한다는 마당에 성악·연극·영화·음율공연의 국제적 진출이 돋보이는 것은 기쁘고 반가운 일이다. 근래에 체육도 눈부신 비약을 이루고 있지 않은가.

어떻게 한국인은 국제적으로 공연 예술, 그 가운데서도 음악분야에서 놀라운 진출과 성취를 이루게 되었는가. 흔히 반도는 뛰어난 음악성을 산출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서방에서는 이탈리아, 동방에서는 한반도를 그 예로 들기도 하지만 그것은 속설일 뿐이고, 음악적 재능은 모든 국민에게 널리 퍼져있다. 확실히 한국인도 음악적 재능을 갖고 있고, 이제부터는 가정과 사회와 개인이 타고난 음악적 지원과 내응을 계발하고 단련하는데 더 힘써야 하겠다. 우리와 인류의 기쁨을 위하여.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