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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재회담 물 건너가나

회담형식 여야 입장 차이 커

정치인 공소 취소 반대·위증고발등 빌미

야, 대통령당적이탈 요구 감정싸움번져

신년정국의 화두로 부각된 여야 총재회담이 회담형식을 둘러싼 여야간 입장차이가 붙거져 나오면서 자칫 「물건너갈」 위기를 맞고 있다.

새 천년을 맞아 여야간 정쟁의 구태를 씻고 화합의 새정치를 바라는 국민적 염원속에서 성사될 것으로 점쳐졌던 총재회담이 「무산」쪽으로 기류가 잡힌 것은 6일 오후 한나라당 맹형규(孟亨奎) 총재 비서실장이 청와대에 다녀온 시점부터다. 앞서 이회창 총재는 이날 아침 맹 실장을 불러 『오늘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생신이니 청와대에 가서 축하인사를 전하고 오라』고 지시했다·이 총재의 측근들은 『순수한 의미에서 생신을 축하하려는 것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지만 총재회담을 앞두고 『잘해보자』는 뜻도 담긴 것이라고 한 당직자는 풀이했다.

사실 맹 실장의 청와대 방문은 여러가지 정치적 해석을 낳기에 충분하고 민감한 시점에 이뤄졌다.

해빙무드로 흐르던 정국이 이날 오전 법사위에서 여당이 옷로비 사건과 관련해 이형자(李馨子)씨 자매고발건을 단독처리하고 이에 야당이 선거법 협상 및 본희의 참석을 거부하면서 파행쪽으로 기류가 바뀌었고, 여기에 야당측이 정치적 문제로 고소·고발된 정치인들에 대한 사면문제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여당측과 감정싸움의 양상마저 재연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처럼 정국이 꼬여가고 있던 차에 맹 실장이 이 총재의 지시로 김 대통령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청와대로 갔다는 사실만으로도 『정국흐름을 되돌릴 교감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맹 실장은 청와대에서 돌아온 뒤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과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 등을 만나 이총재의 축하인사 및 난화분을 전했으나 총재회담 등에 대해서는 말할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 총재로부터 특별히 지시받은 것도 없었지만 청와대측에서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는 설명이었다.이에 앞서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은 총재회담은 자민련이 포함된 3자회담 형식으로 열려야 하며, 양자회담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총재회담을 열려면 선거법 타결 등 사전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는데 야당이 대화합차원에서 협조는 커녕 계속 발목만 잡고 있는 상황에서 구걸하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까지 총재회담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실제 청와대측은 김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 『정파의 수장으로서 할 얘기를 대통령이 국민앞에 했다』는 전날 이회창 총재의 발언에 대해『총재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냐』며 불쾌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청와대측이 선거를 앞둔 야당측의 단골메뉴인 대통령의 당적이탈 요구에 대해 밭끈하며 일제히?반박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기류와 무관치 않다.

청와대측은 나아가 3자회담에 대해서도 선거를 앞두고 공동 여당인 자민련의 입장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야당측이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로 미뤄 여야 총재회담은 회담의 형식을 둘러싼 공동여당 및 여야간 입장차가 해소돼야만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며 개각이 예정된 내주 중반까지 이견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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