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호 공주교대 교수

미국의 미래학자이자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 교수는 "국가경쟁력의 핵심적 요소가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을 교육하는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지식과 창의력이 가치 창출의 원천이 되고, 기존의 모든 자원 중에서 인적자원이 가장 중요시되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교육을 통한 인간개발이 국가의 미래를 담보해 주는 핵심적 과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어떻게 하면 교육의 질과 효율성을 진작시켜, 자국의 인적자원을 효과적으로 개발·관리하고, 이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제고할까 골몰하고 있다.

12월 대선을 앞둔 우리들은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21세기 들어 첫 번째로 선출되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각 당의 후보들이 내놓는 교육 분야의 공약들은 한결같이 선심성 공약이거나 완결성이 부족한 원론적 수준의 공약들이 대부분이다. '국민의 정부'의 교육 분야 공약 이행률이 14% 정도임을 감안해 볼 때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차기 정부를 이끌 새 대통령은 모든 공약에 앞서 한국 교육이 당면한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할 것 같다.

첫째, 학벌주의 문화를 타파해 비정상적인 교육열을 완화하고, 학생들을 입시지옥으로부터 해방시키며, 위기에 직면한 공교육을 내실화해야 한다. 둘째, 문민정부 이래 지금까지 남발된 장밋빛 교육개혁 과제를 재평가하고 실효성 없는 과제는 과감히 수정해 교육개혁 실패로 인한 후유증을 최소화해야 한다. 셋째, 실추된 교원의 권위를 회복하고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교원의 전문성 신장책을 강구해야 한다. 넷째, 교육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육의 분권화와 자율화를 가속화하고 책무성을 강조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다섯째, 교육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교육정책의 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해 교육정책의 입안과 평가를 담당할 초정권적 교육정책기구를 설치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 교육은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국가 발전에 핵심적 기여를 했다. 손바닥만한 땅에 부존자원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 조건하에서 OECD 국가의 대열에 당당히 합류하고, 세계인구의 3분의 1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음에도 우리는 식량 걱정을 해 본 적이 없다. 작은 나라이면서도 88서울올림픽 세계 4위, 아시안게임 연속 2위, 월드컵 4강, 세계 기능올림픽 5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해냈다. 이러한 기적 같은 사실들은 우연이 아니며 모두 교육을 통해 고급의 인적자원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경쟁력을 키워 왔기 때문이다.

21세기 첫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먼저 교육 대통령이어야 한다. 교육을 통한 우수한 인적자원의 개발만이 국가경쟁력 제고의 지름길이며 우리 나라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최선의 길임을 안다면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교육 우선주의 정책을 펴야 한다. 그것만이 미래사회를 선도하고 경쟁에서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국가로 우뚝 서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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