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

지난 주말 동안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홍보하는 선거유세차량들이 아파트 주변이며 시내 여기저기 서 있는 것을 봤다. 귀에 익은 대중가요 가사를 바꿔 흥겨운 소리를 내며 유세를 펼치고 있었다. 아이들이며 어른들이며 시선을 끌기에 충분한 광경이었다.

그런 와중에 뉴스를 보니 미군 장갑차에 깔려 사망한 여중생 사건에 항의하는 촛불시위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꽃같은 여학생들이 숨진 것도 억울한데 무죄로 판정이 나니 국민들이 분연히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 대한 대통령 후보들의 태도는 너무나 안이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작금의 정치권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어떤 비중있는 인사의 탈당 혹은 입당이고, 또는 어떤 유력 정치인의 모 대통령 후보 지지선언이다.

이러한 정치권의 모습을 하루 이틀 겪은 것은 아니지만, 이번 여중생 사망사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이 시점에서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분개하는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해 일말의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고, SOFA(한미행정협정) 개정과 관련해서도 아무런 말이 없는 한나라당, 민주당에 똑같은 실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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