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음주법

12월은 일명 '망년회 시즌'이다.

세계 제2위의 술 소비국가인 우리나라의 1년 술 소비량 중 30% 이상이 이 달에 판매된다고 한다.지뢰밭처럼 널려 있는 망년회 술자리, 슬기로운 음주법으로 건강을 지키자.

◆음주 중 흡연은 체내의 연탄가스

음주시에는 간의 산소 요구량이 늘어나는데 담배를 피우면 인체의 산소결핍증이 유발되고, 뇌의 중독 관련 부위가 자극돼 술을 더 마시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담배는 체내 알코올 흡수를 촉진하고, 알코올 또한 니코틴을 용해시켜 피를 빨리 돌게 하면서 서로의 흡수를 돕는다.

더구나 술은 몸의 해독기능을 약화시켜 니코틴 외에도 담배에 포함된 각종 유해물질이나 발암물질이 몸에 잘 침투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구강암, 식도암, 후두암 등에 걸릴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폭탄주 NO!

술을 섞어 만드는 이른바 '폭탄주'는 술 속의 종류가 서로 다른 첨가물들이 상호 반응을 일으켜 더 취하게 만들기 때문에 금하는 것이 좋다. 또 술의 향과 색을 내기 위한 각종 화학 첨가물들이 서로 반응, 두통 등 숙취가 더욱 심해진다,

폭탄주는 미국의 노동자들 사이에서 성행한 음주문화로 돈이 없어 술을 많이 마실 수 없는 노동자들이 빨리 취하기 위해 싸구려 위스키와 맥주를 혼합해 마신 것에서 유래됐다.

폭탄주는 그 종류도 다양하지만 양주와 맥주를 혼합한 것이 가장 취하기 쉬운 농도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맥주 안의 탄산가스가 양주의 알코올 흡수 속도를 촉진시켜 취기가 금방 오르게 한다. 소주에 탄산음료를 섞어 마시는 것도 같은 원리로 더 빨리 취하게 만든다.

만약 두 종류 이상의 술을 마시게 될 경우에는 약한 것부터 시작해 점차 독한 술로 옮겨가는 것이 좋다. 순서에 따라 흡수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노래방 후유증-후두염·성대결절 주의

술에 취해 노래방을 찾아 노래를 부르다 보면 간혹 목을 혹사, 다음날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며, 침에 가래가 섞여 나오게 된다.

목소리가 갑자기 변한 사람들은 소염제나 거담제 등 약물치료로 낫기도 하지만, 목소리가 쉬면 후두염이나 성대 결절은 아닌지, 혹은 폴립 같은 미세한 덩어리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중 가장 심각한 것은 '성대 결절'로 이는 성대의 혹사, 특히 고음으로 힘을 잔뜩 주어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항상 물을 많이 먹어서 성대부위가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해야 하며, 다음날 목이 답답하다고 해서 크게 기침을 하거나 가래침을 세게 뱉어서 성대를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


◆술 잘 깨는 방법


술을 마신 뒤에는 휴식과 잠을 푹 자두는 것이 좋다. 간은 잠자는 동안 가장 활발하게 술 찌꺼기를 처리하기 때문이다.

술의 알코올 성분은 체내에서 항상 일정한 속도로 신진대사 과정을 거쳐 분해되는데, 당분과 수분을 많이 섭취하면 알코올 대사가 빨라져 숙취 해소에 좋다. 따라서 꿀물이나 유자차 등을 마시는 것이 좋고, 야채나 과일주스도 체내에 남아 있는 알코올 성분을 분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술 마신 다음날 두통이 생기곤 하는데 두통은 뇌의 혈관이 팽창되는 것으로, 혈관을 다시 수축시키기 위해서는 누워있기보다는 일어서거나 앉아 있는 것이 좋다.

목욕은 널리 공인된 숙취 해소법으로 섭씨 38∼39도의 따뜻한 물에선 혈액순환이 좋아져 해독작용을 하는 간 기능이 활성화된다. 하지만 목욕이 다 좋은 것은 아니고 독이 되는 목욕도 있다. 사우나나 지나치게 뜨거운 물로 하는 목욕은 체온보다 훨씬 높은 열을 몸에 더하는 셈이어서 간장에 많은 부담을 주며, 술 마시고 바로 하는 목욕도 혈압이 높아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좋지 않다. 따라서 간장이 적당히 술을 소화한 뒤에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시중에 파는 술 깨는 약들도 술의 독을 없애는 성분들을 조합한 것으로 숙취 해소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주성분인 글루메는 위점막을 보호하고 알코올에 의한 위출혈을 방지하며, 아스파라긴산은 술의 독성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한다. 술을 깨려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많은데 커피에 든 카페인은 술로 흐려진 판단력을 더욱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도움말 주신 분: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용철 교수,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연 교수, 대전선병원 내과 이계성 과장)?

음주 십계명


① 공복에는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다.

② 혼자서는 마시지 않는다.

③ 가능한 한 안주를 많이 먹되 기름진 안주는 피한다.

④ 한번 술을 마신 후에는 최소 3일은 쉰다.

⑤ 가능한 한 천천히 마신다.

⑥ 물을 많이 마신다.

⑦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⑧ 다음날 해장술을 하지 않는다.

⑨ 음주 후에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많은 음식을 먹는다.

⑩ 술자리에서는 즐거운 화젯거리를 택한다.


전문가 500자 고언

▲유병연 교수

"알코올은 체내에서 분해되면서 열량을 발산하지만 영양가는 전혀 없으므로 안주를 먹어 영양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 또한 먹은 것이 있으면 알코올의 흡수가 더뎌져 느긋하게 취기를 즐길 수 있다. 안주로는 치즈, 두부, 고기, 생선 등 고단백질 음식이 좋다."

▲김용철 교수

"흔히 음주 후에는 몸에 열이 올라 찬바람을 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의 자극으로 피부혈관이 확장되고 체온이 떨어져 정상체온 상태를 잃게 된다. 따라서 이때 찬바람을 쐬면 면역력이 약해져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이계성 과장
"간암의 경우 술을 마시면서 하루 담배 30개비 정도를 피우는 사람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무려 40% 이상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담배 속의 니코틴은 위액의 분비를 촉진, 위산과다 현상을 유발하고 위벽의 혈류를 나쁘게 한다. 특히 담배는 알코올에 의한 취기에 가산작용을 해 더 빨리 취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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