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길 무역협회 대전·충남지부장

약 4500㎞나 남북으로 쭉 뻗은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가 있다.

길이로 따지면 서울에서 싱가포르까지의 거리인 칠레. 북쪽으로는 페루와 국경을 이루고 있고 남쪽으로는 남극, 동쪽으로는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 그리고 서쪽으로는 태평양을 끼고 있다.

칠레라는 말은 'chilli(땅이 끝나는 곳)'라는 뜻에서 유래가 됐다고 한다.

면적은 75만6626㎢로 우리 남한의 7.7배가 되는 반면 인구는 약 1400만명 정도이다.2002년 기준으로 1인당 GDP는 4145달러이다

칠레는 우리가 어려울 때 중남미국가로서는 처음으로 1949년 한국을 승인했으며 1962년에는 양국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로 전통적으로 우리 나라에 대해 우호정책을 견지하고 있으며 UN 등 국제무대에서도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한국지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우리의 우방이다.

1998년에는 한국과 칠레가 모두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양국간의 교역이 급격히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2000년에는 칠레 경제의 회복에 힘입어 우리 나라의 칠레에 대한 수출이 5억9000만달러, 수입은 9억2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01년에는 5억7000만달러를 수출했고 7억달러를 칠레로부터 수입했다. 금년도는 10월까지 각각 3억8000만달러와 6억40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어 당분간 수입초과가 지속될 전망이다.

칠레와 우리 나라는 3년간의 협상 끝에 지난 10월 24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최종 타결한 바 있다. 협정안이 발효되려면 국회 비준 등의 절차가 남아 있어 빨라야 내년 상반기 후반이 될 것으로 예상되나 우리 기업인들은 지금부터 시장진출 준비를 해야겠다.

이번 FTA타결은 우리로서는 외국과 맺는 최초의 체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며 칠레로서는 아시아 국가와 맺는 첫번째 경우다.

한국과 칠레는 상호보완적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교역확대의 여지가 매우 크다.한국은 공산품이 발달돼 있는 반면 칠레는 구리와 목재 등 풍부한 원자재를 보유하고 양질의 농수산물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

FTA 체결로 우리 나라로서는 농수산물의 수입이 증대되는 등 부정적 요인도 있으나 칠레에 대한 무역수지가 개선되고 투자가 활성화되는 등 긍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우리 나라는 중남미로의 수출거점이 마련되고 자동차와 휴대폰 등 우리의 주력 공산품은 즉시 무관세가 적용되는 등 점차 관세가 철폐돼 우리의 수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가 칠레와 FTA를 체결했다고 해서 한국 기업들이 칠레시장에 쉽게 진출해 모두가 성공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FTA는 분명 우리 기업들이 칠레에 진출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지만 우선 칠레 자체시장 여건을 충분히 조사해 시장진출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 우리 기업들은 칠레시장 진출확대도 중요하지만 칠레를 거점으로 한 거대한 중남미와 북미 시장 진출확대를 위한 교두보로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칠레는 현재 MERCOSUR(남미공동시장 :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중남미 지역국가와는 물론 EU, 캐나다, 멕시코와 FTA를 체결했으며 미국과는 금년내 타결을 목표로 현재 협상 중에 있다.

따라서 우리 나라 기업은 칠레와 FTA를 체결한 국가와 똑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 이들 국가로의 우회진출을 위한 생산기지로도 칠레를 적극 활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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