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원 대전 서구문화원장

한 시대의 문화는 지역에 따라서 많은 차이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문화를 지역민이 어떻게 소화시키고 가꿔 나가느냐에 따라 문화에 대한 척도가 달라질 것이다.

얼마 전 각 지역에 따른 문화의 차이점을 조사한 것을 보면 '우리 대전지역은 문화활동지수가 얼마의 수준에 올라 있는가'를 알 수 있다.

그 내용에 의하면 문화 인프라는 상위권으로 구축돼 있는데 사용자가 적고 활용이 잘 안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러한 것으로 볼 때 우리 대전은 문화활동에 대한 주민의 참여가 적고 문화에 대한 상품가치를 인식하는 데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문화지수를 조사한 내용을 보면 문화예술, 대중문화는 전국 3위이고 사회문화, 여가활동은 6위, 문화유산은 13위에 접하고 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왜 우리는 문화 불모지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는 것일까.

우리 지역과 인구가 비슷한 광주와 비교해 보면 대전은 문화기획사가 20여개나 되고 1년 동안 공연된 작품은 70여 작품이며, 공연횟수는 100여회가 넘는다고 한다.

이에 비해 광주는 모든 면에서 대전의 절반을 유지함에도 불구하고 광주 시민들은 우리보다 문화예술을 더 즐기고 있다는 통계가 발표된 것이다.

이것은 바로 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와 애정을 말해 주고 있다.

우리 대전은 시민들의 참여율이 낮아 문화향유지수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문화지수가 낮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아무리 문화 인프라를 잘 구축해 놓아도 사용자가 없이는 문화적 척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화예술을 창조하고 운영하는 이들의 마음에는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이제는 좀 달라진 면이 있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수준 높은 공연이 순회할 때마다 대전만 우회한다는 것은 많은 시민들이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 대전도 훌륭한 공연장이며 전시장이 많이 설치돼 있다. 이러한 공간들을 우리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용한다면 대전은 전국 상위권의 문화 지표로 올라설 것이다.

그리고 상품적 가치 기준의 재인식도 재고해야 할 대목이다. 무엇이든 무료라는 개념을 넘어서 이제는 즐기고자 하는 사안에 따라 돈을 내고 즐기는 문화로 바꿔 나가야 되며 문화를 운영하는 사람들 역시 고품질의 문화를 창출하는 데 재투자를 해야 하는 과제도 함께 병행돼야 할 때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지역민이 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문화행사에 함께 참여하는 문화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우리 시민의 문화지표를 높이는 데 한몫을 다하는 중요한 역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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