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변을 따라 백제의 고도(古都) 공주와 부여를 연결하는 백제큰길이 어제 개통됐다. 공주시 쌍신동에서 부여읍 저석리를 잇는 백제큰길은 우리 고장의 최대 현안사업인 백제문화권 개발사업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그러나 지난 94년 3월에 착공, 98년 말 완공을 목표로 했던 백제큰길 29.7㎞ 구간 가운데 1단계 구간 22.5㎞만이 8년 8개월 만에 늑장 개통된 것은 그동안 백제권 개발사업이 얼마나 소외돼 왔었는지 웅변해 주고 있다. 물론 14번이나 설계변경을 하는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것이 변명이 될 수는 없다.

원래 백제권 개발사업은 지난 94년에 착공, 2001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됐다. 백제권은 경주문화권에 상응하는 역사유적지로 개발논의만큼은 동시에 거론되기 시작했지만, 경주권이 지난 71년부터 시작된 데 반해 백제권은 90년대 중반에 착수될 정도로 우선순위에서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는가 했더니 진도면에서도 소걸음 바로 그것이었다. 백제큰길과 함께 백제권 개발의 큰 축을 이루는 백제역사 재현단지의 올해 예산이 요구액 150억원 중 겨우 80억원만 확정된 것만 봐도 더 할 말이 없어진다.

그러나 백제큰길의 개통으로 백제권 개발사업은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백제큰길은 자전거 도로까지 갖춘 관광전용도로다. 자연의 멋과 전통이 어우러지는 백제큰길은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로 건설됨으로써 낭만적인 관광도로가 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백제큰길이 뚫려 관광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해도 정작 백제역사 재현단지 등 관광개발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게 된다면 이 길의 효과가 반감될 지도 모를 일이다. 백제권 개발을 서둘러야 할 이유는 굳이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백제큰길은 앞으로 대청호-금강하구에 이르는 양안 204㎞구간의 관광·산업도로 건설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충남도의 전반적인 관광개발에 촉매제가 되리라는 기대도 간직할 만하다. 충남은 백제권을 중심으로 다양한 관광자원을 간직하고 있는 고장이다. 서해안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충남 서해안 지역을 찾는 관광객은 이전보다 3배 이상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부응한 관광산업 개발은 필연적이다. 특히 안면도 국제관광단지 조성을 비롯 내포문화권에 대한 백제권과의 연계개발은 잠시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충남을 관광도로 조성해야 한다는 논의는 진작부터 있어 왔지만 이제는 관광충남의 성가를 빛내기 위한 최선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공업화에서 뒤진 충남은 관광개발로 활로를 찾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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