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래 공주대 교수
너무 많은 열량의 섭취로 인한 비만이 사회 문제로까지 등장하고 있지 않는가?
어디 그뿐이랴. 한국 사람만큼 자신의 보신에 대해 관심을 갖는 민족도 드물 것이다.
서울 경동시장에 가 본 적이 있다.
대학에서 동물학 강의 중인 필자도 처음 보는 국적 불명의 야생 동·식물들이 한약시장에 즐비하게 진열돼 있었다.
한때 우리 나라가 가입된 CITES(국제 야생 동식물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감시단은 우리 나라에 경고를 보낸 적이 있다.
국제감시단은 이 때 국제 거래가 금지된 야생 동·식물을 수입 및 판매하면 전자제품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를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사항이 있다.
물론 우리 나라가 국제 협약의 불이행으로 수출길이 차단돼 경제적인 불이익을 초래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소위 보신식품으로 소문난 것들이 결코 소문처럼 정력에 좋거나 허약 체질에 특효가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국내에서 뱀이 보신(정력)에 좋다는 소문에 국내 야산의 뱀도 부족해 중국에서 엄청난 마릿수의 뱀이 밀수되고 있다.
뱀은 파충류로 생식기 구조가 두 갈래로 갈라져 있고 교미 시간도 매우 길며 종에 따라서는 많은 개체가 군집을 이뤄 교미를 한다.
아마도 이런 행동을 추론해 정력에 좋다는 생각을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새 중에는 뜸부기가 정력제라고 소문이 퍼져 현재 뜸부기는 밀렵돼 매우 희귀한 새가 됐다.
따라서 이 새와 비슷한 물닭을 뜸부기로 속여 팔기도 한다.
뜸부기의 생태를 보면 수컷들의 암컷에 대한 구애 행동이 너무나 적극적이고 강력해, 암컷 한 개체에 여러 마리의 수컷이 모여들어 구애 행동을 한다.
심지어는 박제된 암컷의 표본을 보아도 강력히 덤벼드는 행동을 보이게 되는데 바로 이러한 행동에서 뜸부기의 수컷은 강한 정력을 가졌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 한 예를 들어 보자. 요즘 까마귀 보기가 힘들다고 한다.
까마귀 한 마리가 20만∼30만원에 거래된다는 소문도 있다.
물론 정력제로 소문난 까닭인데 이유도 알고 보면 이름에서 유래된 것으로 설명된다.
까마귀라는 이름은 까만 깃털색 때문에 유래됐고 방언으로는 '까막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까막'이라는 말은 기억력이 오락가락한다는 뜻으로도 사용한다.
따라서 까마귀를 먹으면 기억력이 없어지므로 부부간에 사랑을 나눌 때도 사랑한다는 말을 했는지? 안 했는지? 기억에 없으므로 자꾸 자꾸 "사랑한다"는 말을 한다고 한다.
위의 사례는 웃자고 만들어 낸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특정 야생 동·식물이 보신 또는 정력에 좋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미검증된 야생 생물을 먹는 것은 독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