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구단 외국 성공사례

대전 시티즌 프로축구단의 좌초를 간과할 수 없다는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구단 또는 시민의 참여가 높은 외국구단의 사례에 체육계와 지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보다 프로축구 리그 출범이 늦은 일본은 초창기부터 시민구단으로 출범한 구단이 있는 것은 물론, 시민들의 참여 열기 또한 더없이 뜨겁다.

또 세계최고의 명문구단 FC 바르셀로나는 연간 회원권을 구입하는 시민이 10만명이 넘는 등 축구가 시민들 삶의 일부가 됐다.


향토기업 58 ·시민주 23% 신청자 폭주 가입제한도
▲일본 시미즈 S펄스

J리그 출전팀 중 하나인 시미즈 S펄스는 시민과 향토 기업에 의해 탄생한 시민구단이다.

시미즈시는 지난 92년 당시 24만명에 불과한 소도시였지만, 시민들과 기업들의 열렬한 호응 속에 시민구단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창단 자본금은 15억9000만엔으로 향토 기업들로 구성된 지방 법인이 58.5%로 지분이 가장 많고 시민주가 23.6%, 시츠오카 TV가 18%를 가지고 있다.

시민주는 1구좌 10만엔으로 총 5구좌까지 가능한 1차 공모에 2324명이 가입했고 2차 공모는 신청자 폭증으로 1구좌 20만엔, 800명으로 가입을 제한했다.

또한 연간 후원회비로 8000엔씩 지원하는 시민들이 평균 2만명에 이르는 등 시민들과 기업의 후원에 힘입어 빠른 시간에 명문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밖에 FC 도쿄와 JEF 유나이티드 이치하라도 비록 시민구단은 아니지만 구단주의 경영철학과 시민들의 열기 면에서 배울 만하다.

FC도쿄는 대주주인 '도쿄가스'가 유니폼에 자신의 기업명이 아닌 한 편의점 광고를 집어 넣어 구단의 수익을 창출하고 시민 서포터스의 열렬한 참여 때문에 일본 프로 축구계에서 숱한 화제를 뿌려온 팀이다.

FC도쿄는 아직은 이르지만 장기적으로 기업공개를 통해 시민주를 모집, 시민구단으로 재탄생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JEF 유나이티드 이치하라도 창단 당시 주세력이었던 후루가와 전공사가 단독으로 팀을 운영할 수 있었음에도 지역과의 연계성을 높이고 구단 매출 향상을 위해 JR 동일본철도와 합작해 팀을 만들었다.

우리 구단' 자긍심 남달라?타민족 설움 축구로 분출
▲스페인 FC 바르셀로나

1989년 창단된 FC 바르셀로나는 세계 최고의 명문클럽 중 하나다. 스페인의 엔리케, 스웨덴의 안데르손, 아르헨티나의 사비올라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세계 최정상급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부러운 것은 '바르셀로나는 우리 구단'이라는 시민들의 자긍심이다.

50만원이 넘은 연간 입장권을 구입하는 시민이 11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아버지가 자식에게 연간 회원권을 구입해 주는 것이 전통으로 돼 있다.

시민들의 광적인 축구열기는 자신들은 스페인 민족이 아닌 '가탈루냐' 민족이라는 데서 기인했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수단으로 축구를 선택했다.

가탈루냐는 스페인 내전때 파시스트 프랑코의 반대편에 섰다가 패한 후 공직진출뿐만 아니라 언도 사용 금지를 당하는 등 철저한 박해를 받아 왔다.

축구가 비록 단순한 공놀이지만 어떻게 지역의 정체성과 감정을 이입시켜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구단으로 탄생하느냐를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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