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행진 '스캔들' 작업 묘수는?

"통하였느냐", "사랑, 무슨 가당치 않은 소리요""없던 길 낸 것도 아닌데, 뭐 그리 아팠겠소", "당신이 날 사랑한 순간, 내 사랑이 변하더이다", "이승에선 저와 연이 없다 하지 않았습니까".

이 같은 옛날식 존대어투의 말들은 모두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이하 스캔들·제작 영화사봄)에서 나온 대사들이다.

스캔들에서 주연배우들이 주고받았던 말들이 요즘 젊은 남녀들 사이에서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화제를 몰고 다니는 영화 '스캔들'의 감독은 과연 누구일까.

바로 대전 출신의 몇 안되는 감독 중 손에 꼽히는 이재용 감독이다.

대전 아드리아호텔(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대표의 셋째 아들로 태어난 이 감독은 '정사', '순애보' 등 수많은 화제작으로 데뷔 초부터 영화계에서 주목을 받아 왔다.

이번 영화 '스캔들'은 18세기 프랑스 작가 쇼데를로 드라클로의 소설 '위험한 관계'의 조선시대 버전이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영상화한 작품으로는 밀로스 포먼 감독의 '발몽', 스티븐 프리어즈의 '위험한 관계', 로저 컴블의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등이 있다.

'사랑에 대해 평소 냉소적'이라는 이 감독은 원작소설 '위험한 관계'를 읽고 18세기 프랑스 귀족사회의 이면을 유교사상이 지배했던 조선시대로 옮겨보면 어떨까 하는 영상을 떠올렸다.

시나리오 작업은 1년에 걸쳐 이뤄졌다.

이 감독은 작가 김대우, 김현정과 함께 서간체인 원작의 묘미를 살리고 각 인물들의 심리를 드러내면서 유머와 긴장감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파격적인 조선시대 금지된 사랑게임
영화의 줄거리는 18세기 말 정조 때 한양이 배경으로 조씨 부인(이미숙)과 조원(배용준)은 사촌지간이자 서로 어린 시절 좋아했던 첫사랑 사이다. 두 인물 모두 교양과 품위를 갖춘 양반사회의 일원이지만 조씨 부인은 조원과 위험한(?) 게임을 하게 된다.

조씨 부인은 조원에게 조선 최고의 정절녀로 열녀문까지 하사받은 과부 숙부인(전도연)의 정조를 무너뜨릴 때 본인과 몸을 섞을 수 있는 선물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조원병법'이 생길 정도로 영화에서 조원은 조선시대 최상의 말솜씨로 정절녀의 사랑을 받아내는데….

이와 함께 조씨 부인 남편의 소실로 들어온 처녀 소옥(이소연)과 옆집 권 도령(조현재)의 풋사랑이 뜻밖의 변수로 더해져 게임은 더욱 흥미롭게 진행된다.

뒤늦게 숙부인의 진심을 바라보는 조원의 사랑은 "이승에선 저와 연이 없다 하지 않았소"라는 숙부인의 말처럼 죽음을 맞는 것으로 반전을 크게 일으키고 종영한다.

▲스캔들 흥행 고공행진
조선시대 금지된 사랑을 통해 이 시대의 진정한 사랑을 다시 한번 묻게 해 주는 영화 '스캔들'은 2주 연속 50% 이상의 높은 관객 점유율로 흥행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이 같은 폭발적인 흥행세에 힙입어 개봉 11일만에 전국 누계 200만명의 고지를 훌쩍 뛰어넘은 '스캔들'이 올 상반기 영화 '살인의 추억'의 관객동원 기록을 깰 수 있을지는 이번 주말 관객수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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