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사료관리시스템' 총체적 구멍

독립기념관의 사료 분실 및 도난사건이 개관 이후 다섯 차례나 발생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지금껏 대외에 알려지지 않은 사건도 두 차례나 돼 독립기념관의 사료관리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00년 8월 구한말 의병장으로 13도 의군도총재 의암 유인석 선생의 간찰(편지) 원본을 분실했다 다음해 1월 표구실에서 찾아내 보관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간찰은 제1서고에 보관해 오다 표구실로 옮기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실수로 다른 문서에 휩쓸려 분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1996년에는 서재필 선생의 육성음반을 분실했으며, 1987년 7월에도 2·8독립선언을 주도한 김도연 선생의 회중시계를 도난당했다가 하루 만에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올해 잇따라 발생한 두 차례의 사료 도난사건을 포함해 모두 다섯 차례의 사료분실 및 도난이 발생, 이 가운데 두 가지의 사료만 회수됐다.

더욱이 올해 잇따라 일어난 사료 도난사건은 법정공방으로 까지 치달은 노사대립과 고장난 보안시스템 방치 등 총체적 관리부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사료 도난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제6전시관 경제투쟁 전시코너의 CCTV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수개월째 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수장고 격납대장에는 분실된 보국채권이 10원권 임에도 15원권으로 기록돼 있는 등 자료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관계자는 "도난 현장인 제6전시관으로 외부인이 침입한 흔적이 없는데다 시가 10만원 상당의 사료를 훔쳐 갈 절도범은 없다"며 "사료도난이 거의 반복적으로 일어난 점과 임의로 현장이 훼손된 점 등으로 미뤄 내부자의 소행이 아닌가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최남일 ·?박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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