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규 광림한의원장

무더운 여름 뒤에 다가오는 상쾌한 계절, 가을. 활동하기에 좋은 계절이지만 심한 일교차로 인해 인체의 적응력이 떨어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초가을에는 여름에 땀을 많이 흘려서 피부가 늘어지고 체력이 허약해져 있기 쉽다. 또 더위 먹은 것을 제때 풀지 않으면 다음해 여름에 재발해 심한 고생을 한다.

한의학적 입장에서 무더위로 손상된 몸을 다스리는 방법은 손상된 기(氣)를 적절히 추스르는 것이다. 가을철은 수렴의 계절로 인체의 기운도 안으로 수렴하게 하는 것이 계절에 맞는 양생법이 된다. 그 방법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되 봄과 여름보다는 조금 늦게 일어나며, 일찍 퇴근하여 조용한 음악을 틀어 놓고 가벼운 명상을 하는 것이 가을철에 가장 좋은 양생법이다.

우리 나라의 가을은 건조하고 일교차가 심한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감기와 함께 기관지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이나 아토피성 피부염 등의 피부질환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인체에 침범하는 여러 가지 바이러스를 한의학에서는 사기(邪氣)라고 말하는데 일교차가 심한 가을철에는 이러한 사기에 감할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가을철 감기는 면역력을 약화시켜 겨울철에 독감 등에 쉽게 걸리게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교차가 심하며 건조한 가을에는 코점막이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기 힘들다. 여기에다 실내 습도마저 떨어져 비염을 일으키기 쉽다. 아울러 각종 피부질환이 발생하기 쉬운데 특히 알레르기에 의한 아토피성 피부염에 주의해야 한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피부가 건조해지고 각질화되며, 관절 굴곡부가 두텁게 변해 가렵기 때문에 긁은 자국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아토피성 피부염들은 건조하고 일교차가 심한 외부 환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지만, 한의학적으로는 이런 질환들은 인체의 면역력 즉, 위기(衛氣 : 외부의 사기로부터 몸을 보호해 주는 기)의 충실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질환들이다.

가을철은 여름 무더위로 늘어진 몸을 쌀쌀해지는 바깥 환경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므로 위기의 충실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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