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들의 절망여행 - 그들의 사랑은 '불편'했다

'남자, 남자를 사랑하다'란 광고카피처럼 동성애를 소재로 해 화제가 된 '로드무비'가 18일 개봉한다.

'파격적인 동성애 장면'과 '성기 노출' 등으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끌었지만 이 영화는 희망없는 여행길을 묵묵히 걸어갈 수밖에 없는 이들의 외로움을 진지한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이다.

등장인물은 모두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 결혼해서 아이 낳고 잘살아 보려 했던 대식(황정민)은 성 정체성 때문에 모든 걸 포기했고, 한때 잘나가던 펀드매니저 석원(정찬)은 치열한 경쟁체제에서 몰락을 강요당했다. 대식을 사랑하는 술집 여종업원 일주(서린)도 이 사회에서 '실패자'이기는 마찬가지다.

초반 거칠고 사실적인 섹스 장면은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정한 화면이다.
'일반의 편견'에서 출발한 영화는 여행을 통한 인식의 전환, 즉 석원이 '대식의 사랑'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기까지 후반부로 갈수록 점차 매끄럽게 가다듬어져 나중에는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편하게 이끌어 간다.

프랑스에서 착실하게 내실을 쌓고 기량을 다져온 김인식 감독은 데뷔작인 이 영화에서 감각적인 영상을 보여주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를 듯 보인다. 특히 모노톤과 진한 색감을 적절하게 혼합한 영상이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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