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례

우리 나라 사람의 대부분이 소화불량을 흔히 호소하고, 그 때마다 쉽게 소화제를 복용한다.

그러나 과연 소화가 안될 때 복용하는 소화제가 효과가 있을까?

소화제는 소화효소와 기타 소화기능에 보조 작용을 하는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화효소제는 만성췌장염, 췌장절제술 후, 그리고 종양으로 인하여 췌관 폐색을 보이는 환자에게 필요하여 처방한다. 외국의 경우, 소화제가 처방약(전문약)으로 분류돼 있으나 우리 나라에서는 소화제가 처방약이 아닌 일반약으로 지정, 환자들이 약국에서 자유롭게 구입하고 있다. 더구나 일반인이나 시민단체들이 소화제를 일반약의 차원을 넘어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화제를 사용하는 주된 목적은 소화 촉진일 것이다.

그러나 소화제의 효소 함량은 매우 적어 이론적으로 소화 촉진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많은 예에서 소화제를 각종 약물로 인한 위장 손상을 막아 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복용하지만 소화제는 제산작용, 위점막 보호작용을 하지 못한다.

우리가 원하는 도움을 주지 못하는, 심하게 말하면 위약(가짜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심리적인 도움을 얻기 위해서는 필요할 수도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소화불량의 치료로는 위장운동 촉진제, 궤양치료제(제산제, 위산분비 억제제)를 투여한다.

결론적으로, 소화가 안될 때 소화제를 먹는 것은 전혀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드물게는 병을 간과하여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소화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처방약으로서 전문적인 진단과 개별화된 치료가 필요한 심한 흡수장애에 사용하는 전문의 약품이다. 소화불량으로 구입하는 소화제는 치료제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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