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자전거 MTB

'도전하는 자에게만 성공이 있을 뿐이다.'

음향기기 엔지니어 김병재(30·대전시 동구 가양동)씨에게 매월 첫째 주와 마지막째 주 일요일은 또 다른 세계로 통하는 비상구와도 같다.

아내와 두살된 딸을 둔 김씨는 보통 일요일이면 함께 소풍을 가는 것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첫째 주와 마지막째 주 일요일이면 큰 맘먹고 구입한 100만원대 산악자전거(MTB)를 타고 꼬불꼬불한 약수터를 오른다.

산 중턱에라도 오를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되면 MTB 동호회에 가입해 자전거를 타고 이 산 저 산을 오가며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는 의욕 때문이다.

20대 초반 오토바이광이기도 했던 김씨는 지난해 우연히 보게 된 '트라이얼(산악자전거 묘기)' 시범에 매료돼 관심을 갖게 됐다. 험준한 산을 자전거 한 대에 의지해 정상까지 오르는 MTB 동호인들을 보고 산악자전거를 장만하게 됐다.

김씨는 "아직 자전거를 타고 산 정상에 오르는 쾌감은 느껴 보지 못했지만 자전거를 탄 채 산 정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느낌은 등산과는 또 다른 느낌일 것 같다"며 "내 몸을 자전거에 의지한 채 바람을 가르며 푸른 숲을 헤치고 나가 정상을 향해 끝없이 오르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고 말했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호기심의 대상이 되면서 도전하고 싶은 레포츠로 각광받고 있는 산악자전거는 일반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라면 2∼3주, 길게는 한 달 정도면 산에 오를 수 있는 실력을 갖출 수 있다.

그러나 산악자전거는 선택부터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일반 자전거와는 달리 활동량이 많은 산악자전거는 맞춤옷처럼 직접 타 보고 자신의 체형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안장 높이와 핸들거리 등은 안전사고와 직접 연결될 수 있으므로 몸에 맞는지 잘 살펴보는 게 우선이다.

또 산악자전거의 가격도 일반 자전거와는 큰 차이가 있어 꼼꼼히 따져 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이 외국 제품인 산악자전거의 가격은 15만원대부터 비싼 것은 고급 자동차 한 대 값에 맞먹는 2000만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산악자전거는 무조건 비싸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가격이 싼 제품은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약해 험한 산을 탔을 경우 바퀴가 휘어지거나 핸들의 균형이 흐트러지는 등 안전성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보통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은 100만∼300만원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도로 주행을 많이 하고 산에는 가끔 한 번씩 가는 경우라면 굳이 비싼 제품을 선호하는 것보다는 50만∼100만원대의 산악자전거를 구입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

그러나 전문적으로 산을 탈 생각이라면 100만원 이상의 제품에 눈을 돌리는 것이 여러가지 면에서 유리하며 매주 비포장 도로를 달리거나 선수용 제품의 구입을 원한다면 300만원대 이상의 제품이 권장된다.

특히 100만∼300만원대의 제품은 일부 부품을 교체해 성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티타늄 등의 소재를 사용, 무게가 10㎏ 안팎으로 가볍고 차체도 튼튼하다.

또 산악자전거를 이용해 산에 오를 경우 보호장구는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조건이다.

보통 머리 보호를 위해 반드시 써야 하는 헬멧은 20만∼30만원대의 고급 제품들도 있지만 초보자의 경우 3만∼6만원대의 헬멧을 구입하면 적당하다.

이 밖에 먼지나 벌레가 들어오는 것을 막는 안경, 넘어질 경우에 대비한 장갑과 무릎보호대, 야간용 라이트 등도 꼭 갖춰야 할 장비들이다.

가을의 초입에서 휴일이라고 집에만 있을 것이 아니라 자전거 한 대에 몸을 싣고 산 정상을 향해 달려 보는 것은 어떨까. 스쳐 가는 바람에 지난 1주일간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