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녹차꽃…'추억열차'타고 출발~

▲ ⒞ copyright 2002 대전매일

가을 햇살을 등에 지고 향기를 담으러 떠나자.

칙칙폭폭 달리는 기차를 타고 삶은 달걀과 사이다를 마시며 떠났던 기차여행의 추억은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법하다.
학창시절에 친구들과 함께 떠났던 MT의 추억, 연애시절 남자친구의 손에 이끌려 무작정 올라탔던 어느 가을날의 아름다운 추억, 고향집 앞마당이 그리워 늦은 밤 생각 없이 혼자 올라탔던 마지막 새벽기차에서의 추억.
그 수많은 기억들을 떠올리며 지금 다시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
이번주는 기차를 타고 단풍이 물드는 가을 속 그 추억의 시간 속으로 함께 떠나보자.

대전에서 오는 29일 출발하는 기차여행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29일 당일코스로 대전역을 오전 8시에 출발해 순천역에 오후 12시 도착하는 코스며 우리 나라 최대의 차 산지인 보성과 가을이면 온통 노란색의 별천지를 이루는 선암사 단풍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먼저 순천역에 도착한 후 은은한 녹차향처럼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고장이라는 보성을 방문하게 된다.

보성 차밭은 지금 녹차꽃이 한창이다.
햇 찻잎을 따는 5월에 녹차밭을 찾는 사람들도 많지만 녹차의 은은한 향기에 취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하얀 녹차꽃이 만발한 지금 보성을 찾는 것이 제격이다.

녹차밭에서 은은한 향기를 맡으며 산책을 마치고나면 차밭 아래에 있는 다실에서 곡우(양력 4월 20일경) 전에 갓 돋은 새순을 따서 만든 최고급 녹차인 우전차 한잔은 꼭 마셔야 보성 차밭을 다녀왔다고 할 수 있다.
혀끝이 알알해지면서 입안이 개운해지는 것이 처음 마셔본 사람들도 그 맛에 반해 지갑을 꺼내 우전차 상자를 사드는 것은 예삿일이다.

보성은 가을이 무르익어 갈 때면 차밭뿐만 아니라 전어와 주꾸미 등 신선한 해산물이 풍성해 보성을 찾은 많은 사람들에게 풍성한 멋과 맛으로 돌아가는 길을 충만하게 해 준다.

녹차밭 관광이 끝나면 조계산 기슭 동쪽에 자리잡은 선암사를 돌아 볼 수 있다.
선암사에는 수십 동의 크고 작은 건물을 끼고 흐르는 계곡의 시원함과 가을이면 화려한 단풍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호남지역에서 알아주는 가을여행 코스다.
특히 가을에 단풍이 물들 때의 선암사 풍경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별천지를 연출한다.

선암사 뒷산에는 하늘을 찌를 듯이 곧게 뻗어 올라간 은행나무가 빽빽한 숲을 이루고있는데, 이맘때쯤이면 은행잎이 일시에 노랗게 물들어 절의 뒷산을 온통 노란물결로 수놓는다.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는 선암사의 경내는 아름다운 돌다리 승선교와 고풍스러운 정자 강선루가 있고 보물로 지정된 2기의 석탑 등 볼거리 또한 풍부하다.

또 10월 말쯤 절정을 이루는 선암사 인근에는 지리산과 백운산이 있고 그곳에는 고로쇠나무가 자생하고 있어 매년 경칩을 전후해 위장병, 신경통, 관절염 등에 좋다는 약수를 맛볼 수 있다.

선암사 단풍과 보성 차밭을 관광한 후에는 오후 6시20분에 순천역을 출발해 대전역에는 밤 10시20분에 도착하게 된다.

이 밖에 대전에서 출발하는 기차여행으로 가을 억새 산행지이자 철도산행지의 대표적인 산인 강원도 정선군 남면 민둥산의 가을산을 다녀오는 상품으로 내달 10일까지 매주 일요일 대전역을 오전 7시35분에 출발해 증산역에 11시35분에 도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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