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통

출산의 고통은 아기의 우렁찬 소리를 들은 후에도 계속된다.

열달 동안 몸 안에 하나의 생명을 품고 지내는 데 익숙해 있던 산모는 갑자기 달라진 몸 상태에 적응을 하기가 쉽지 않다.

늘어진 곳은 수축시키고, 벌어진 틈은 메우는 등 임신 전 몸상태로 돌려놓는 이 일련의 과정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때때로 고통이 심해 혹시 잘못된 것은 아닐까 걱정스러울 수도 있다.


▲재정비되는 몸

출산 후 산모의 몸이 임신 전 상태로 회복되는 데는 시간과 대가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특히 자궁은 태아 및 부산물을 수용하기 위해 70g(10㎖)에서 1100g(5ℓ∼10ℓ)으로 평소보다 500∼1000배 정도 커진다.

이렇게 커진 자궁은 산욕기 시기에 분만 전의 정상 상태로 회복되기 위해 수축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때 하복통이 동반된다. 이 하복통을 '산후통' 또는 '훗배앓이'라고 한다.

초산부보다는 출산 경험이 있는 경산부가 더 심한 통증을 느낀다.

초산부는 자궁이 규칙적으로 수축돼 3∼4일이 지나면 복통이 가라앉고, 경산부인 경우에는 불규칙적으로 강하게 수축돼 1주일이 지나야 겨우 통증이 사라진다.

이처럼 자궁은 불규칙적인 수축과 이완을 거듭하며 본래의 모양을 찾아가는데 그 과정에서 질을 통해 여러 가지 불순물, 즉 오로(惡露)를 내보낸다.

이러한 오로의 색깔, 양의 변화는 자궁과 질의 회복상태를 나타내고, 대개의 경우 산후 10일경이 되면 양이 크게 감소되며 거의 무색이 된다.

또한 오로에서 불쾌한 냄새가 난다고 해서 반드시 감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6주가 지나도 계속 냄새가 나고, 분량이 많은 출혈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자궁 내 염증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자궁 수축이 잘 안되면

자궁이 수축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산후통은 매우 자연스러운 자연의 섭리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자궁이 수축되지 않는다면 이는 병적인 상태라 할 수 있다.

이를 '자궁복고부전'이라고 하며 출산 후 여러 날이 지났는데도 자궁수축 속도가 느리고, 배를 만져 보았을 때 뭔가가 크게 손에 잡히는 듯하면 자궁복고부전을 의심해 볼 만하다.

또 자궁근종이 있어도 자궁복고부전이 나타날 수 있다. 오로와 함께 빨간 피가 섞인 덩어리가 계속 나오고, 복통이 있거나 출혈로 인해 빈혈 증세가 나타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가야 한다.

▲빠른 회복을 위해 주의할 점

출산 후 몸이 회복될 때까지 집안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장시간 반듯이 누워 있는 것은 오히려 자궁 후굴 같은 후유증을 남겨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조금씩 움직여 주는 것이 좋고, 하복부에 힘을 주는 일은 삼가야 하며 가능한한 엎드려 눕도록 한다.

또 산모는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여야 하며, 영양가가 높은 음식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출혈과 오로로 인해 부족해지기 쉬운 단백질과 철분 섭취가 가장 중요한데 생선, 육류, 간, 달걀, 우유, 콩제품 등과 녹황색 채소가 도움이 된다.

또 일찍 걷는 것이 산모의 건강회복을 빠르게 한다. 산후 24∼28시간 이내에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천천히 걸어 보도록 한다.

부부관계는 6주가 지난 후 자궁복구 상태에 대한 진찰을 받은 후 갖는 것이 좋다. 출산으로 인해 질 점막이 약해진 상태인데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상처가 질 속이나 밖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도움말 주신 분:충남대병원 산부인과 이윤이 교수, 을지대병원 산부인과 황인택 교수>?

전문가 500자 고언

▲황인택 교수
"모유 수유를 하면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하지만 옥시토신은 자궁 수축을 자극해 자궁 퇴축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반드시 모유 수유는 시행되어야 한다. 또 통증이 강한 것은 그만큼 자궁 수축이 잘 된다는 뜻이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으나 다만 너무 심하면 의사의 처방을 받아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다."

▲이윤이 교수
"초산부에서는 대부분 산후 3일 정도 지나면 좋아진다. 산욕기에 초산부의 자궁은 일정한 강도로 수축하며 경산부보다 자궁근섬유질의 탄력성이 높아 더 빨리 자궁이 수축하기 때문에 3~4일 지나면 하복통이 사라진다. 경산부인 경우에는 자궁이 간헐적으로 강하게 수축을 하여 초산부보다 더 심한 통증을 초래하며, 출산 후 1주일쯤 되었을 때 대개 산후통이 사라진다."

출산후 자연스러운 통증

1. 회음부 절개로 인한 통증

분만시 아기가 쉽게 나오도록 도와주고 산모의 항문이 찢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회음 부위를 절개하는데 산모는 한동안 이 부위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분만 직후 몇 시간 동안 회음부에 얼음주머니를 대 주면 부종이나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실로 꿰맨 자리는 산후 5∼7일 내 실밥을 빼며, 곧 통증과 불편이 없어진다. 절개 부위를 빨리 회복시키고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막는 데 좌욕이 큰 도움이 된다. 좌욕은? 38∼40도 정도의 따뜻한 물로 한 번에 20분씩 하루 2∼3회 실시한다.또한 적외선을 회음부에 쬐어 주는 적외선 요법은 하루에 3번, 한번에 15∼20분 동안 실시한다. 집에서는 탁자용 전등을 사용하면 된다. 단, 너무 뜨겁지 않게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 주도록 한다.

2. 치골 통증

아랫배 밑에 위치해 있는 치골은 임신기간에 결합이 조금씩 느슨해지다가 아기가 산도를 통과할 때 열리는데, 아기가 큰 경우에는 치골이 많이 벌어져 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치골 통증은 출산 후 12주 정도 계속되지만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고, 이완된 치골은 출산 후 3∼5개월 후면 완전히 회복된다. 산모는 급작스럽고 격한 동작을 삼가고 힘든 일을 피하며, 안정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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