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에 용솟은 기암괴봉 '아찔'

1500년 전 백제 때 효성이 지극한 강처사가 노모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관음봉 관음굴에서 기도하던 중 산신령으로부터 인삼을 얻고 그 씨앗을 심어 인삼 재배가 시작됐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진악산.

진악산은 이런 전설을 통해 효성이 지극한 충청인의 모습을 대변해 주듯 때묻지 않은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충남 금산군 남이면에 있는 진악산은 높이가 737m로 충남에서 서대산(903m), 대둔산(878m), 계룡산(845m)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산.

진악산은 겉보기와는 다른 산이다. 산 이름에 악(岳)자 들어 있는 그 어느 산 못지 않게 가파른 경사길과 절벽 및 바위 등의 험한 산세를 품안에 숨겨 놓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산 아래에서도 뚜렷하게 보일 정도의 기암은 진악산의 명물이며 정상에서 동쪽으로 내려다보이는 수십길의 절벽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찔함을 느끼게 해 준다.

또 정상에 서면 서남쪽의 운장산 및 구봉산이 형제인 양 맞붙어 있는 모습과 북서쪽의 대둔산이 보이며, 남쪽으로는 덕유산이 자리잡고 있는가 하면 북쪽 서대산의 기암절벽도 당당하기만 하다.

더욱이 서대산과 천태산 등 금산에서 가까운 산들이 시야에 들어와 장관을 이룬다.

또 등반을 하다 보면 커다란 '도구통 바위'를 만나는데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 늠름한 장군을 연상케 한다. '도구통'은 절구통을 뜻하는 지역 방언이다.

진악산에는 보석사와 보석사 은행나무 등이 있어 등산 외에 또 다른 즐거움을 산악인들에게 선사한다.

885년 신라 헌강왕 11년에 창건된 보석사는 당시 절 앞산에서 캐낸 금으로 불상을 만들어 이름지어진 사찰로 1592년 선조 25년 임진왜란 때 불에 탄 것을 명성황후가 중창했다.

1993년 11월 12일 충남 유형문화재 제143호로 지정된 보석사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다포식 맞배지붕 건물로 고풍스런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게다가 대웅전 내에 있는 석가모니불과 관세음보살 및 대세지보살 등의 불상은 조각 수법이 섬세해 조선시대 불상 중 최고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보석사 앞에는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모집해 지휘한 의병승장 영규대사의 높은 뜻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의병승장비가 자리잡고 있어 나라가 위태로울 때마다 충혼을 발휘한 충청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의병승장비와 함께 보석사 옆에는 높이 40m, 밑 둘레 10.4m로, 1000년 이상의 것으로 추정되는 은행나무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1990년 8월 2일 천연기념물 제365호로 지정된 이 보석사 은행나무는 8·15 광복일과 한국전쟁 발발 당시 울어 경사와 재난을 알렸다는 전설을 지닌 마을의 신목(神木)이기도 하다.

진악산 밑자락에는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어 굳이 등산을 원치 않는 사람들은 보석사를 둘러본 뒤 산보를 하기에도 적당하다.

◇등산로

▲1코스: 석동초교→영천암→도구통바위→정상→도구통바위→성곡리(7.1㎞ 소요시간 2시간 30분)

▲2코스: 계진리→선공암 732m봉→정상→영천암→석동초교

◇진악산 찾아가는 길

▲금산면 금산읍에서 용담댐 및 진안 쪽으로 진행하다 보면 남이면으로 가는 삼거리를 만나는데 이 곳에서 우회전해 직진한다. 풍운고등학교를 지나 바로 나오는 오른쪽 샛길로 빠지면 보석사 입구 주차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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