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 기행

▲ 덕유산 칠연폭포. <우희철 기자>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고 투명한 옥수(玉水)가 절벽을 타고 하염없이 떨어지는 폭포.

많은 이들이 한 여름 폭염을 피해 바다와 강 등으로 피서를 떠나지만 폭포를 바라보며 무더위를 날려 보내는 맛은 바다와 강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바다와 강이 피서객들로 인해 북적거리면서 활기가 넘쳐 동적인 반면 폭포는 하염없이 떨어지는 자태를 감상하기 때문에 정적인 면이 강하다.떨어지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나를 되돌아보고 들떴던 여름을 정리, 다음 절기를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60도 경사서 떨어지는 물줄기 장관

◆계룡산 폭포

계룡산 국립공원 동학사 매표소에서 등산로를 따라 2.7㎞ 정도, 1시간에서 1시간 30분가량 걸어 올라가다 보면 좌측으로 은선폭포를 만나게 된다.

은선폭포는 쌀개봉과 관음봉으로 감싼 동학사 계곡 상류의 맑고 깨끗한 물을 받아 암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동학사 계곡 유일한 폭포다.

46m의 높이에서 폭 10m, 60도 경사로 떨어지는 폭포는 주변의 기암괴석과 암벽을 뚫고 강인한 생존력을 보이는 소나무 등과 조화를 이뤄 보는 이로 하여금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또 낙수로 인해 형성되는 운무는 천황봉 일출, 삼불봉 설화 등과 함께 계룡산 8경 중 제7경으로 꼽힌다.

은선폭포가 동학사 계곡의 명소라면 용문폭포는 갑사 계곡의 명소 중 하나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수는 마치 백옥 가루를 뿌려 놓은 듯하며 혹은 하얀 뭉게 구름을 떼어다 놓은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금산 12폭포

금산군 남이면 구석리에서 동남쪽으로 2㎞ 정도 시냇물을따라 골짜기로 들어가면 무성한 숲과 층암절벽 사이를 누비며 내리 쏟아지는 크고 작은 여러 개의 폭포가 있는데 이 곳이 유명한 금산 12폭포이다.한사람이 겨우 지나갈만한 좁은 산길, 아련히 들려오는 물소리를 좇아 나뭇잎을 헤치며 10여분을 걸으면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눈앞에 우뚝 서 있는 폭포가 나타난다.

가장 큰 폭포는 높이가 20m나 되는데 그 웅장한 모습과 산골짜기에 울려 퍼지는 장엄한 물소리, 여기에 옥이 부서지는 듯한 물방울은 가히 금산 제일의 절경이라 칭할만하다.

◆서대산 개덕폭포

금산의 명산인 서대산 진입로에 위치한 서대산 개덕폭포는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나름대로 멋과 운치를 지니고 있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금산 추부IC에서 수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수량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지만 큰 바위 한가운데 위치해 한줄기 물줄기를 따라 아래로 흘러내리는 서대산 폭포는 인근의 서대산 절경과 어우러져 그 자태가 경이감마저 들게 한다.

폭포 앞에는 개덕사라는 사찰이 있는데 폭포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까닭에 어떤 이는 사찰을 찾았다가 우연히 폭포를 보는 행운을 얻기도 한다.

◆대둔산 수락·선녀폭포

대둔산 도립공원 북쪽에 위치한 수락계곡은 석천암에서 군지계곡을 거쳐 흘러드는 맑은 물로 유명해 대전을 비롯한 인근주민들로부터 사랑받는 휴식공간이다.

그중에서도 인기를 끄는 곳은 단연 수락폭포(화랑폭포)와 선녀폭포. 한여름에도 차갑게 느껴지는 대둔산 제1의 명물 인, 맑은 물이 원천인 이 두 폭포는 규모는 작지만 그 아름다움은 결코 은선폭포나 옥계, 칠연폭포에 뒤지지 않는다.

마치 수줍은 처녀가 미소를 짓는 듯 조용히 물을 떨구어 내리는 모양새는 잔잔한 수락계곡의 자태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7개 아기자기한 폭포·연못 조화

◆인근 지역 폭포

충북 영동군 심천면 고당리에 있는 옥계폭포는 난계 국악박물관에서 2㎞쯤 떨어진 옥계마을에서 산실을 따라 1.3㎞ 정도 올라가면 만나게 된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함께 30m의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는 장관을 이루며 주변 경치도 뛰어나다.

난계 박연을 비롯해 많은 시인과 묵객들이 이 폭포를 찾았고, 요즘에도 적지 않은 시인들이 이곳에서 영감을 얻고 있다고 한다.

전북 무주군 안성면에 자리 잡은 칠연폭포는 칠연계곡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7개의 폭포와 못이 잇따라 있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 바로 칠연계곡이다.

기암괴석과 크고 작은 폭포, 연못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는 칠연계곡은 중·대형 폭포에서 느낄 수 없는 아기자기한 맛이 단연 돋보인다.

또 칠연암동 하류에 있는 용추폭포는 그다지 높진 않지만 기암절벽과 노송, 정자가 어우러져 운치를 더해준다.

<찾아가는 길>

▲금산 12폭포 :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가다 금산IC로 나와 지방도 795호를 타고 남이 방면으로 15㎞ 정도 가면 된다. 대중교통은 대전에서 오전 6시부터 5∼10분 간격으로 시외버스가 운행되며 소요시간은 50분 정도. 일단 금산에 도착하면 다시 남이로 가는 시내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5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20분 정도 소요된다.

▲수락·선녀폭포 : 논산 시내에서 수락리행 시내버스를 타면 되고, 승용차로 가려면 호남고속도로 서대전IC로 나가 논산 방면 1번 국도를 타고 연산 네거리에서 벌곡 방향으로 좌회전한 뒤 벌곡면 소재지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조금 가면 수락계곡 주차장이 나온다.

▲옥계폭포 : 19번 국도를 타고 영동에 도착해 옥천 방면 4번 국도를 타고 15분 정도 이동하면 심천면 옥계리가 나온다.

▲칠연폭포 :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덕유산IC를 빠져 나와 100m 정도 이동해 우회전한 뒤 무주군 안성면 공정리를 지나면 칠연계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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