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세계는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지식기반 산업의 경쟁력 확보 없이는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생존하기가 어렵다. 과거의 산업사회와는 차원이 다른 사회로 급격히 이행됨으로써 과학기술의 위상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대전의 역할이 급속히 증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시점이다. 대전은 명실 공히 우리 나라의 과학기술을 선도해 온 대덕연구단지가 입지해 있기 때문이다. 대덕연구단지가 1973년에 계획되어 대전에 터를 닦은 지 올해로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그러나 그동안 대덕연구단지의 연구업적이 우리 나라의 국가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데 크게 공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정치권의 영향력에 의해 대덕연구단지가 과학기술의 산실로 자리매김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제약을 받아 왔던 점도 부인할 수 없는데다 시민들의 인식도 아직까지 대덕연구단지와는 거리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쉬운 단면으로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대덕연구단지와 대덕테크노밸리를 무색하게 하는 정부정책으로 대전이 과학기술 도시로서의 위상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모든 여건에서 대전이 동북아 R&D의 허브로서 손색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미지가 급속히 퇴색되고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대덕연구단지 조성 30주년과 대전 엑스포 10주년을 계기로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기념행사의 준비과정을 보면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위상에 걸맞지 않게 초라한 규모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계기를 'R&D 특구'로 확실하게 굳힐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면 보다 내실 있고 성대하게 행사를 기획할 필요가 있다. 그럼으로써 대덕연구단지와 대덕테크노밸리를 중심축으로 충남·북 및 인근의 전북권과 연계하여 우리 나라는 물론이고 동북아 R&D의 허브로 자리매김되어야 한다. 충분히 그러한 여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다. 대전이 과학기술 도시로서 전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들에게 각인될 수 있도록 이번 기념행사가 기획되고 집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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