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추지원단 게시판에 각지역 추천글 쇄도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3일 정부 대전청사에서 열린 국정과제 회의에서 올해 말까지 신행정수도 건설 후보지 선정 기준을 확정하고, 내년 상반기 예상 후보지를 공개키로 결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이버 공간에서는 벌써부터 행정수도 유치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신행정수도 건설추진지원단(단장 이춘희)이 지난달 21일부터 서비스를 개시한 홈페이지(www.newcapital.go.kr) 자유 게시판에는 공주·연기권, 천안·아산권, 논산·계룡권, 대전 서남부권, 충북 오송·오창권 등 그동안 후보지로 거론되던 지역들을 부각하며 유치전을 부채질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들은 갑사 수도승', '애국자', '하품', '산신령', '언저리', '양심선언', '각성제', '넋두리' 등의 ID로 올린 글을 통해 특정 지역으로 행정수도가 가야 하는 이유, 또는 가면 안되는 이유 등을 나열하며 자기 지역에 신행정수도가 건설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그 중에는 외국의 사례와 역대 정부의 천도 계획 등을 비교적 자세하게 기술하며 자기가 속해 있는 지역이 최적지라는 내용을 부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글도 있다.

하지만 사이버 공간상의 이 같은 유치전은 지역 이기주의에 따른 갈등을 유발하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시대적 소명을 거스르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자칫 충청권 3개 시·도 및 33개 시·군·구가 저마다 유치전을 전개할 경우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을 반대하는 지역의 주민들에게 '이전 불가'라는 명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 모두의 공멸을 자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후보지별 비교·평갇분석을 통해 최적지를 도출하기도 전에 특정 지역을 운운하며 여론몰이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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