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출혈성 대장균

지난 96년 일본에서 1만7000여명이 집단감염,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장출혈성 대장균 O-157 감염환자가 최근 우리 나라 전역에서 발생해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농림부에서는 수입육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장출혈성 대장균 배출 독소 검사를 실시한 후 결과에 따라 유통금지 및 수입 제재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식약청에서도 O-157 이외에 모든 장출혈성 대장균에 대한 검사를 실시, 급식소 등에 대한 위생 점검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29일 현재 전국적으로 의심환자 수는 23명으로 늘었고 무증상 보균자도 22명으로 증가했다.

▲장출혈성 대장균이란

대장균은 건강한 사람의 장내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로 종류가 매우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인체에 큰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흔히 오염된 식품을 섭취함으로써 질병에 걸리기도 하지만, 이 경우 균이 장내에서 독성을 만드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그 숫자가 많아야만 질병을 유발한다.

그러나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장출혈성 대장균은 평범한 대장균들이 생물학적 변이를 일으켜 소량으로도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출혈성 대장균은 일반적으로 혈변성 장염을 유발하는데, 널리 알려진 O157:H7을 비롯 O17:H18, O26:H11, O11:H8, O104:H21 등이 있다. 원인균은 특징적인 장점막 부착성을 가지며, 내산성으로 pH4에서 생존 가능하나 70도에서 2분이면 죽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전파 양식

주된 원인은 오염된 쇠고기, 충분히 멸균되지 않은 우유, 주스나 오염된 야채, 샐러드 등이다.

오염된 호수, 풀장에서의 수영이나 염소 소독이 충분하지 않은 물을 마셔 수인성 전파가 일어날 수도 있다. 사람 사이의 전파도 쉽게 일어날 수 있다.

균을 배출하는 병원소로는 소, 염소, 말 등이 있으며 인간도 숙주가 될 수 있다. 3∼8일의 잠복기를 거쳐서 발병하며, 균 배설기간은 성인 1주, 소아는 8시간에서 약 3주일 정도이다.

그러나 공기 또는 정상인 사이에는 전파되지 않고, 다만 손을 자주 씻지 않는 등 위생상태가 좋지 못한 경우 환자 대변에 있는 균이 타인에게 전파될 수 있다.

▲증상 및 징후

오염된 음식을 먹고 3∼4일 후에 심한 복통과 설사, 미열을 동반하는 장염 증상이 나타난다.

출혈성 설사는 환자의 절반 정도가 경험하는 주된 증상이다. 대개는 1주일이 지나면 후유증없이 회복하지만, 문제는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용혈성 요독증이다.

용혈성 요독증은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해 독성 물질이 쌓이는 병으로 완쾌된 후에도 신장에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혈변이 섞인 설사는 대장균 O-157뿐만 아니라 이질균, 살모넬라균 등 다른 세균에 의해서도 발생하므로 혈변성 설사를 한다고 해서 모두 대장균 O-157에 감염된 것은 아니다.

▲예방

현재로선 고기를 완전히 익혀 먹고, 개인 위생에 주의하는 등의 방법 외에는 뚜렷한 대비책이 없는 실정이다. 과일, 야채는 깨끗한 물에 충분히 씻어야 하며, 물은 판매되는 생수까지도 반드시 끓여서 먹어야 한다.

내장을 포함한 모든 고기는 완전히 익혀 먹어야 안전하며, 조리 전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고 조리 중 생고기를 만진 후에는 다시 손을 씻는다. 생고기를 놓았던 곳은 다른 음식을 놓기 전에 깨끗이 하고 익힌 고기는 생고기 담았던 그릇에 다시 담지 않는다. 또 칼, 도마, 행주, 식기 등 조리 기구는 수시로 열탕 또는 햇볕 등으로 소독해 사용해야 한다.

환자가 발생했을 때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배설물 처리시에는 반드시 고무장갑을 사용하고, 환자와 같이 목욕을 하지 않아야 하며 환자의 의복은 다른 세탁물과 분리, 끓인 물 또는 소독제로 살균 후 양지바른 곳에서 말려야 한다.

<도움말 주신 분: 최용우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윤상정 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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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500자 고언

▲윤상정 교수
"장출혈성 대장균의 가장 대표적인 O-157은 체력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 등에게는 신장 기능 저하와 치명적인 용혈성 요독증을 일으키게 된다. 심한 경우 용혈성 요독증만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이처럼 O-157은 치사율이 소아에서는 10%, 노인은 50%에 이르는 제1군 법정전염병이다. 또 O-157은 1982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뒤 캐나다, 영국, 호주, 일본 등 20여개국에서 집단발병을 일으키면서 악명을 떨친 바 있다."
▲최용우 교수
"지금까지 미국, 일본 등지에서 많은 발생이 있었으며, 본격적인 감시체계의 가동으로 향후 숨어 있던 많은 환자들이 발견되고 매년 그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개인 위생과 음식물 조리시 각별한 주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수영장 등에서도 염소소독을 철저히 실시해야 한다. 설사환자는 수영을 해서는 안 되며 어린이는 수영 전에 몸을 청결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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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출혈성대장균 명명법>

당분자등 배열·발견순서따라…

O(Ohne hauch):균체항원으로 균체의 표면에 있는 세포벽의 성분인 당분자의 종류와 배열방법에 따라서 분류하되 현재까지 총 173종류가 있으며 157이란 157번째로 발견되었다는 의미.

H(Hauch):편모항원으로 편모 부분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의 조성과 배열방법에 따른 분류로서 총 60여종이 발견되었으며 7이란 7번째로 발견되었다는 의미.

※O와 H의 조합에 의해서 총 2000여종의 장출혈성대장균이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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