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잘생긴 외모에 반듯한 모자, 걸어갈 때마다 바람에 휘날리는 망토! 서울로 대학공부 떠나던 오빠 영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아버지도 동생도 못 알아보는 오빠가 되었으니…. 오호 통재라~!

만세 운동하다 못된 일본 놈들에게 고문당한 것인데, 그 미친 중에도 친일파들을 알아보는 정신이 용타!

근데 저것 보소! 영희네 집을 날마다 괴롭히는 악질 집안이 하나 있으니, 일본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떵떵거리는 천가(家) 놈이렷다! 영진이가 그 놈네 식구만 보면 달려들자, 빚 때문에 눈치를 봐야 하는 영진 아버지는 불쌍한 아들을 집에 묶어 두어야 하는 신세가 되었는데….

런 투 유

동경의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며 가수의 꿈을 키우는 히로시와 야쿠자 조직원인 츠요시는 재일교포 3세인 의형제로 친형제보다도 더 가까운 사이다. 어느날 츠요시는 히로시가 재일교포라는 이유로 야쿠자들에게 천대받는 모습을 보고 참지 못해 달려들지만 오히려 집단구타를 당한다.

이에 분을 참지 못하고, 복수하러 간 츠요시는 마약 밀매 현장에서 돈가방을 훔치고, 그 과정에서 살인까지 저지르고 만다.

전화국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영우는 누구보다도 성실하며, 인정받는 사원이지만 고아로 살아온 탓에 누구에게도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외로운 남자. 별을 관찰하고 별자리에 담겨진 신화를 모두 외우는그가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는 대상은 강아지 알퐁스뿐.

그런 그에게 다가설 수 없을 만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알퐁스를 돌봐 주는 수의사 수연이다. 영우는 기회만 되면 동물병원에 가서 먹이지도 못할 강아지 밥을 사면서 그녀의 주위를 맴돈다.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용기조차 없었지만, 수연과의 첫 데이트 약속은 작은 엇갈림으로 두 연인의 발걸음을 갈라놓는다. 사랑에 상처받고, 사람에 치인 영우. 그는 아무도 맡으려 하지 않는 겨울 소백산 전화국 중계소의 한직을 자청해 눈 덮인 산 속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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