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일 충남대 정심화홀 공연

'부모님 저희들 때문에 좋은 시절 다 보내셨으니 이제는….'

광대를 앞세운 악단과 연기자들이 온 마을 구석구석을 떠들썩하게 만든 밤이면 마을 넓은 공터 천막에서는 공연이 시작된다.

비록 맨바닥에 가마니 깔고 앉아 봐야 했지만 무대에 오른 사회자의 한마디에 울고, 웃었고, 가수들의 구성진 노랫가락에 흥을 더하고, 연기를 펼치는 배우들의 몸짓 하나, 대사 한마디가 심금을 울렸던 유랑극단.

시대가 변하면서 사라졌지만 분명한 것은 유랑극단이 이 땅의 문화 전령사였고, 대중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대중 예술의 장이었다.

그 시절 유랑극단을 보며 자란 세대가 바로 우리의 부모세대다.

대중 문화예술의 패턴이 바뀌면서 한 시대 문화소비 주체였던 우리 부모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문화공연의 모티브를 유랑극단에서 찾고, 그들을 문화소비의 주체로 다시 세울 수 있는 공연이 기획됐다.

'빈대떡 신사'는 춤과 노래가 있는 동적인 무대의 구성을 통해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세대간 공통의 언어인 음악을 통해 관객들의 공감과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극장식 공연문화의 새로운 형식을 추구하며, 장년층을 문화소비 주체로 끌어들이고 있다.

오늘도 신사복을 멋지게 빼입고 기생집에 들어갔던 한봉수.

돈 한 푼 없는 것이 들통나서 온갖 조롱과 냉대를 받으며 문 밖으로 쫓겨나는 신세가 된다.

집에는 여전히 봉수의 어질고 착한 아내가 까다로운 시어머니의 잔소리를 듣고 있으며, 의젓한 고시생 장남 명호가 전 재산 말아먹고 실패한 가장인 봉수를 대신하여 집안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또 정 많은 건달인 차남 순호는 괜한 구박을 당하고 있으며, 꽃같이 어여쁜 막내딸 송이는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명랑하게 노래를 쫑알거리고 있다.

장남 명호는 애인 순애의 뒷바라지를 받으며 고시 공부에 전념하고, 속으로 순애를 짝사랑했던 차남 순호는 순애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애만 태우는데….

출연
한봉수/ 백일섭
봉수의 아내/ 이혜숙, 성병숙
장여사(시어머니)/ 사미자, 김지영

공연일정
일시 : 2003년 6월 14·15일 오후 3시·7시
장소 : 충남대 정심화홀
문의 : 1544-9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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